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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MBA 강의실 풍경
 

오랜 기간의 코로나와 어릴적 부터 언젠가는 해야지 했던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 국내 MBA 몇 곳에 지원했다. 그리고 몇 곳에서 합격증을 받았고, 결과적으로 연세대 GLOBAL MBA 과정에 진학했다.

1.5년의 과정(3학기)이고, Full-time 과정에 주간, 게다가 이른 아침부터 수업을 듣는 일은 매우 오랜만에 꽤 흥분되는 일들이었고, 덕분에 함께 수업을 들었던 원우들과도 꽤 깊은 우정을 나누게 되었다.

학부도 경영 전공이었던 터라, 대부분의 교재가 사실 MBA 과정에서 사용하는 교재였고, 학부 때 알음알음 알던 MBA 분들도 당시에는 학문을 배우러 갔다기 보다는 대부분 회사에서 보내주거나, 커리어상의 전환을 하거나 하는 이유가 대부분이었으므로 사실 큰 기대는 없었다.

원래는 꿈의 비지니스 스쿨인 HBS나 Stanford GBS, Tuck, Booth, Sloan, Stern 같은 곳을 가고 싶었는데 영어도 영어였지만, MBA를 생각하면서 봤던 Tuition 과 living cost 를 보고 미국은 그냥 접기로 했다.

HBS의 경우 연간 학비만(과정이 2년이다.) 약 $75,000 에 이것저것 비용하면 약 115,000 달러가 든다(1년에 원화로 1억5천만원이다), 2년하면 생돈 3억원이 들어간다. 물론 HBS 나 그에 상응하는 비지니스 스쿨을 졸업하면 2,3년 안에 원금회수가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들어가기도 어렵거니와 어쨋든 다니는 동안에는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것은 맞으니(이것도 일부 오퍼를 주는 기업에서는 미리 땡겨서 해준다는 얘기도 듣긴 했지만) 부담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

 
HBS MBA Cost 친절하기도 하다
NYU Stern MBA 1년 비용, 뉴욕이라 미국 최고 물가를 반영했다

 

무엇보다 Turn-around 가 가능하냐는 질문에서 대답을 할수가 없었다. input 이 너무 높은데다가 접근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해외는 단념하고 국내 몇 곳에 MBA에 지원하고, 결국 연세대 GLOBAL MBA 과정을 선택해 진학했다.

벌써 주마등같이 1년여가 지나가고, 졸업을 얼마전 한 시점에서 짧은 기간이지만 느낀 여러 소회를 정리해보려 한다. (전 이제 MBA 입니다)

 

  1. 기대 이상이었던 국내 MBA

- 네트워킹이나 하러 간다는 소문과 진실

 

솔직히 기대 이상이었다. 무엇보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래도 이미 10여년 이상 MBA 를 운영해왔고, 나름의 차별화를 두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특히 경영대 빌딩에는 MBA 를 위한 층이 무려 3개 층이나 되었고(1층과 지하 1,2층), 나름 잘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가성비는 글로벌 최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선 1~1.5년의 기간이 짧은 것도 그렇고, 총 과정에 학비가 약 3만2천달러(환율 기준, 원화로 45백만원~5천만원) 정도로 해외 유수의 과정 대비 저렴한데다가 학교마다 차이가 좀 있지만 무려 MBA 인데도 불구하고 장학금도 꽤 퍼주는 편이다.

 

장학금의 기준이 다양하긴 하지만, 우선 기업에서 풀스폰을 받고온 동기들이 몇 명 있고(coporate-sponsorship) 일부 외국 친구들은 한국 정부에서 지원하는 GKS(Global Korea Scholarship)이라는 걸로 무려 MBA 전액과 일부 생활비를 지원을 받는다. 게다가 이 프로그램에 합격을 하면 한국어도 미리 1년 정도 연수를 시켜준다. (완전 꿀이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온 친구들은 한국어도 꽤 잘 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지원한 친구들 중에도 국가별로 차이는 있지만 중동에서 온 친구들은 해외 유학비를 해당 국가에서 전액 지원받는다고 했다. 그래서 이래저래 따져보니 자비로 온 친구들은 전체 클라스에서 절반 정도에 그치지 않았고 그마져도 전액은 아니지만 성적이 괜찮을 경우 장학금을 지원해 나름 매우 좋은 가성비를 보인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예상치않은 성적 장학금을 받아보니 생각보다 부담도 덜하고 새로 들어오는 후배들에게는 외부 스폰서십을 받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래도 열심히 해서 장학금을 받는 방향으로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학교별로 다르니 미리 진학했던 선배나 동기에게 확인 필요)

 

그리고 한국은 Full-time MBA과정을 운영하는 대학이 많지 않다. 전국에 약 15개 정도 대학이고, 그 중 서울에 절반 이상이 몰려있다. 나름 한국의 명문대라고 하는 카이스트나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대, 이대, 한양대, 서강대 등은 모두 Full-time program 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Full-time English Program 을 운영하는 학교는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등이 있다. 그래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이 쪽 학교들로 더 몰리는 경향도 있다.(이 3개 학교의 경우 외국인 비율이 평균 60% 이상으로 매우 높고 한국인들도 해외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들 영어 프로그램에 진학하면 나름 국내에서도 해외 유학을 하는 것과 같은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게 해 준다. 개인적으로 기대 이상이었다.

 

네트워킹도 생각보다 꽤 탄탄한 편이었다. 대부분은 한국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긴 하지만, 학교별로 나름 GMBA 모임이 잘 되어 있고, Korea MBA 주요 대학(6개 대학인가 그렇다)의 연합 멤버십 모임도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MBA 에는 다양한 클럽활동도 많이 있어서 개인이 관심있는 분야 (스포츠나 취미 모임이 그나마 활발한 편이다)에 가입해서 활동하면 네트워킹도 꽤 잘 할 수 있다. 이런 대부분의 활동들은 해외 MBA 과정 대비 꽤 괜찮게 운영된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2. 확실히 학문은 진화했다

- 경영 기법의 학습에서 트렌드, 기술 중심으로의 변화

 

이 부분은 국내 뿐 아니라 최근의 경영대학원들이 다 이런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 약 20여년전 경영학을 배울 때는 대부분이 경영 기법 - 곧 인사, 재무, 전략, 회계 등 기능적인 측면에 집중되어 있는 편이었다. 그러다보니 실제로 경영학을 접하고도 학문을 실생활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매우 긴 시간(경영진이나 그 밑에 따까리로 들어갈 정도의 시간과 경력이 필요하다)이 필요하다보니 학부 때 배우면서 이래서 MBA 를 가라고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그런데 최근은 역시 눈부신 기술의 발전이 뒷받침이 되기도 하였고, 워낙 MBA 의 내용 자체들이 많이 오픈되어 있기도 해서인지 꽤 진화를 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일부 기초 과목(회계, 재무, 인사, 전략)등을 제외하면 매우 프랙티컬한 내용들로 많이 바뀐 것을 체감할 수 있었고, 과거와 같은 교재라고 하더라도 내용을 개정하면서 꽤 많은 기술 기반 또는 기술을 활용한 내용들이 들어가 있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역시 평생학습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체감하는 계기가 되었고, 무엇보다 기술의 중요성이 더더욱 강조되고 있다는 것도 인식하게 되어 나름 이 과정을 통해 배운게 꽤 많다고 생각한다.

 

 

3. 국내 교수진의 퀄리티는 역시 매우 높다

- 즐비한 해외 박사 & 해외 지도 경험의 교수진

 

개인적으로 학교가 중요하다는 생각도 들긴 한다. 물론 주요 MBA 를 운영하고 있는 대학들이 국내에서는 모두 상위권 대학이므로 그 안에서 우열을 가리는게 사실 쉽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국내 MBA 대비 아시아 MBA, 또는 미국/유럽 MBA 이렇게 비교하는게 그나마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쨋든, 강의를 들으면서 교수진 분들이 매우 수준높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되었다. 물론 세대가 바뀌면서 많이 젊은 교수님들이 채워지기도 하고, 아무래도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IT를 기반으로한 학습 기법들이 많이 도입되다 보니 그런 것도 있겠지만 정말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CV들을 갖춘 교수진들을 보면 참 대단하면서도 여기에서 가르치기에는 좀 아까운 스펙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아무튼 훌륭한 백그라운드와 해외 교수 경험을 뒤로하고 국내에서 이런 프로그램들을 운영하다보니 무엇보다 해외와 상당히 다른 학풍이나 학생들을 상대하는데 가끔 당황하시는 모습들도 보여지기도 했다. 국내에서 경력이 되시는 교수님들은 그나마 이런 분위기에 익숙한 느낌이었는데 그렇지 않고 프로그램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시도를 하시는 분들도 꽤 있으셔서 지금보다는 앞으로의 프로그램이 더 기대되긴 한다.

 

4. 요즘 젊은 세대의 놀라운 학습법(Paperless and co-working tool)

- 아이패드와 칸바, 카훗

 

무엇보다 프로그램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요즘의 젊은 세대와의 세대차이였다. 난 어찌되었건 강의안을 다 하드카피로 출력해서 갖고 다니면서 봤고, 노트북 모니터로 보긴 하지만 그렇게 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우리세대는 역시 종이에 쓰면서 외우거나 이해하는게 아무래도 편했다. 그런데 정말 요즘 새로운 세대는 가히 말할 수 있는 paperless 의 세대가 확실히 맞다. 대부분 노트북과 아이패드류를 들고 다니면서 패드에 pdf 파일을 켜서 그 위에 직접 다 필기를 하고 시험도 그 위에서 다 봤다. 말그대로 인쇄물이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인쇄하려면 어디가서 해야 되는지 가끔 난감해 하는 경우도 종종 봤다. 난 겨우 10여년 차이나는 세대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다를 줄이야... 그 뿐 아니다. 요즘은 팀프로젝트로 만드는 것도 그나마 좀 나이가 있는 세대는 구글닥으로 공유하지만 더 어린 친구들은 칸바 같은 협업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나도 처음엔 매우 어색했는데 1년 남짓 쓰니 지금은 그래도 꽤 사용하게 된다. 아무래도 실시간으로 공유가 편하고 바로 프레젠테이션도 가능하다. 유료로 사용하면 파워포인트 이상의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칸바를 만든 회사가 투자를 엄청나게 받는것도 의외는 아니다. 또한 카훗이라는 퀴즈 프로그램, 기타 각종 온라인 베이스의 프로그램을 사용하다보니 물론 외국인들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새삼 세대차이가 많이 느껴지기도 했었고 지금이라도 이런 신문물을 접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안도하게 된다.

 
사진 삭제

카훗 사용 이미지

 

5.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다양한 활용

- MBA Exchange, 각종 Benefits , school life

 

이 부분이 정말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기도 한데, 국내 MBA 를 하면서 느끼는 한계라면 무엇보다 글로벌의 다양한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체감하고 익히는게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부분이다. 특히, 아시아에서는 그래도 우리가 어느 정도 선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유럽이나 미주 대비해서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꽤 있어 보이는게 사실이다. 학교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나서 꽤 놀라웠던 점 중 하나는 해외에서 특히 유럽 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정말 많은 학생들이 수업을 들으러 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직 어리버리했던 신입생 시절에 오히려 이 친구들의 도움도 꽤 받았고, 궁극적인 질문인 "왜 MBA?" 에 대해서 나름 꽤 진지한 대화들도 해볼 수 있었다. 그들도 역시 직장생활과 학비 등의 큰 기회비용을 뒤로하고 선택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효율적으로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환으로 온 여러 학생들과 얘기하면서 다시 한 번 글로벌 마인드와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있었던 연대말고 다른 학교들도 글로벌 유수의 MBA 프로그램과 꽤 좋은 교환 프로그램 또는 dual degree 프로그램들을 갖고 있다. 그래서 본인이 조금만 노력하고 신경을 쓰면 교환학생을 가거나 두개 학교에서 학위를 따는 엄청난 수혜를 누릴 수 있다. 물론 요즘같이 불경기에 학위 하나 더 있다고 취업이 좀 더 잘 되거나 하긴 쉽지 않지만 그래도 다다익선이라고 그런 기회를 꽤 누려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나의 경우 어릴적부터 동경하던 NYU stern 에 기회가 된다면 가보고 싶었지만 내가 지원했던 시기에는 아무래도 코로나 끝무렵이라 그런지 기회가 되지 않았다(이번에 보니 stern을 비롯해 미국 몇몇 유수 mba 프로그램이 리스팅에 있었다).

 

이 뿐 아니다. 국내 대학은 정말 다양한 혜택들을 누릴 수 있다. 무엇보다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들, 전자도서는 물론 학술지, 다양한 리서치 서비스의 학생 사용이 그것이다. 나의 경우 다양한 리서치 프로그램들을 사용했었고, 학생용으로 사용해서 꽤 많은 정보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연대나 고대에서 누릴 수 있는 연고전의 혜택, 다양한 동아리 활동 등 MBA 지만 인원이 꽤 되는 만큼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오랜만의 캠퍼스 라이프를 즐겨볼 수도 있는 좋은 기회였다.

 

 

6. 그리고, 아쉬운 점 몇 가지

- 풀타임에 대한 지원 부족, 취업준비 아쉬움, 다양성 부족, 커리큘럼의 한계

 

위에 좋은 말들을 장황하게 써 놓았는데, 아쉬운 점도 간혹 있어서 간략히 언급해보기로 한다.

 

서울대와 카이스트, 성대 정도의 MBA는 아무래도 Full-time 만 운영하거나 Full-time 을 중심으로 운영을 하고 있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다른 학교들의 경우 대부분은 야간 또는 part-time 과정의 학생들의 인원이 훨씬 더 많고 그 쪽으로 아무래도 지원도 쏠리는 편이다. 우리학교도 예외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학생회도 주로 야간 학생들이 주도하는 경우가 많았고, 주요 활동들의 구심점 역시 그 쪽으로 쏠릴 수 밖에 없었다. 인원이 많다보니 어느 정도 이해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난 아무래도 풀타임 과정이 MBA 의 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다. 전체 인원 비중이나 그런 부분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우리가 MBA 랭킹을 볼 때 주로 고려하는 점들도 MBA 전후의 커리어 전환이나 연봉 차이 등 매우 계량적인 부분들이다. 이 부분들은 파트타임 학생들에겐 아무래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대부분이 회사를 다니면서 학교를 다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니즈가 적고 이 과정을 통해 이직이나 승진을 하더라도 그 영향력 면에서 풀타임에 비해서는 적을 수 밖에 없다.

 

물론 요즘 우리나라 뿐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MBA 했다고 취업이 다 잘 되고 이런 경우는 극히 일부학교에 제한되어 있어서 파트타임을 늘리거나 심지어 풀타임 온라인 프로그램을 통해 가급적 취업의 기회를 늘리려는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다. 그렇다고 해도 풀타임에 충분한 지원이 이뤄지지 못하는 점은 개인적인 차원 뿐 아니라 그래도 나름 대한민국의 유수 학교의 네임 밸류를 보고 온 해외 학생들에게 부족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특히나 CSC(커리어 서비스) 나 진로 분야에서는 너무나 지원이 부족해서 이 부분은 앞으로 개선을 대폭 하지 않으면 그나마 오던 외국 학생들도 떨어져나갈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GSIS, MOT 과정과의 중복 또는 차이 - 이건 학교를 다니면서 알게된 사실인데, 풀타임 영어 과정이 MBA 뿐 아니라 국제대학원에도 있고, 글로벌 경영/경제라는 분야에서는 꽤 겹치기도 한다. 그래서 학점 교류나 이수를 중복으로 지원하기도 한다. 또한 MOT는 기술경영이라는 분야로 최신 경영 트렌드에 더 맞는 느낌도 있고, 여기도 취업 면에서는 꽤 유리한 느낌도 들었다. 그래서 현재의 MBA는 이와 같이 유사한 분야의 프로그램 대비 어떠한 경쟁력을 갖추고 그 명분과 명맥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과 개선이 없으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쨋든 국내 MBA 프로그램은 개인적으로 매우 의미있고 행복한 시간이었고,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나 뿐 아니라 지금 재학중인 학생들, 그리고 앞으로 새로 오게될 prospective 학생들까지도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적게 되었다. 무엇보다 해외 MBA 를 정말 대체하고 싶다는 생각이면 위에 언급한 아쉬운 점은 물론 진정한 경쟁력을 갖추어야 지속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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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하반기였다.

한창 피크에 오르던 한중관계가 어디까지 갈지 다들 궁금해하던 그런 분위기였다.

양국은 2천년이 넘는 역사에서 이렇게 좋은 때가 없었다며 서로를 추켜세웠다.

아직도 그  때를 추억하면 잊을 수가 없다. 

그러다 갑자기...

싸드로 인해 양국 관계는 삽시간에 얼어붙었다. 특히 활발하게 교류하던 경제 분야에서 그 타격이 가장 컸다. 

당시의 중국의 조치들은 (내가 생각나는) 주로 이런 것들이었다.

1) 한국 컨텐츠 금지 (방송, 출연, 제작 등)

  중국에서 한류컨텐츠가 훨훨 날아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무려 중국의 대표적인 국무회의인 양회에서 한국 드라마의 영향력을 어떻게 해야할지 논의했다는 내용이 공개적으로 언급될 정도였으니 말이다. 

중국 정치행사서 “왜 ‘별그대’ 같은 드라마 못 만드나”  (https://m.khan.co.kr/world/china/article/201403071644451#c2b)

게다가 시진핑 주석이 한국에서 별그대를 추켜세우며 양국 관계의 파이팅을 다지곤 했었다. 이 모든 일들이 불과 10년이 채 되지 않는다.

시진핑 서울대 강연서 별그대 언급 "한류 드라마는 중국서 큰 유행"(https://www.ajunews.com/view/20140704171452580)

그러나 이 모든 일들이 마치 신기루처럼 한순간에 사라졌다. 중국은 한국 컨텐츠에 대한 위협요소를 언급하면서 2016년 가을쯤(9월 정도 였다) 갑자기 한류 컨텐츠의 중국 방송은 물론 중국 방송에 출연하는 한국인의 출연 금지, 중국인의 합작 금지 등의 조치인 '한한령' 을 단행했다. 송송커플이 탄생했던 '당시 최고의 히트작 태양의 후예를 끝으로 한류 컨텐츠는 중국에서 방송 금지 조치가 된다. 

심지어 이 일들이 공식적인 루트가 아닌 방송총국에 의해 진행됐다는 말도 안되는 얘기들이 몇달간 관계자들의 마음을 졸이게 만들었다.  이 일은 내가 기억하는 한 중국의 가장 큰 조치였고, 아직도 유효하다.  

코로나 직전 한류 컨텐츠를 약간 풀려고 한다는 소식들이 간간이 있었고, 그래서 2022년에는 아이치이가 한국에 컨텐츠 바잉 매니저를 적극 채용하여 중국에서 다시 한국 컨텐츠가 재개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얘기들이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이렇다할 내용들이 없다. 한국에서 드라마와 영화 몇 편이 공식적으로 상영되었지만, 그 역시 이벤트성에 그친 내용들이었다. 2023년 8월 현재까지도 중국에서 한국 컨텐츠를 공식적으로 접하기는 매우 어렵고(물론 다양한 불법 사이트, 앱, 루트들이 열려있기는 하다) 당시 한국 컨텐츠 바이어를 적극 채용했던 아이치이의 경우도 글로벌 사이트(틱톡이 중국판과 해외판이 있듯이 아이치이도 중국 사이트와 글로벌 사이트가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 에서 한국 컨텐츠를 접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중국 국내에서 접근하는 루트는 아니다. 

2) 중국 단체관광 불허

이것도 몸소 체험한 일이 있어서 기억이 아주 생생한 편이다. 당시는 2017년 초였다. 사실 한한령을 이후로 안그래도 뒤숭숭했던 양국 관계에 기름을 껸졌던 놀라운 일이었다. 그 이전해 까지만 해도, 아니 직전인 설연휴까지만 해도 아직 한중 관계는 굳건하다고 중국에서 수만명이 한번에 오는 단체관광을 예로 들며 다양한 분석의 기사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던 시기였다. 

'춘절쾌락(春節快樂)' 서울시내 점령한 14만 유커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692486615801984&mediaCodeNo=257) 

단체관광이 왜 중국인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지 잠깐 설명을 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사회주의국가이다. 즉, 이동이 제한되어 있다. 해외여행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중국인은 여권을 발급받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중국에서 여권을 발급받으려면 본인의 신원이 확실해야 하고, 안정적인 수입을 증명해야 하고, 이것저것 다양한 일종의 서약 같은 것도 해야 한다(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예전엔 여권을 내기 위해 신원담보인, 보증금? 같은 것들도 필요하다고 들은 적이 있다)

아무튼, 이렇게 어렵게 여권을 내고 해외로 나가기 위해선 해당국가의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이 역시 만만치가 않다. 우리 나라의 경우도 중국인에게 비자를 발급해줄 때 일종의 보증금 같은걸 요구하고 그에 따른 여권의 기한에 차등을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이 또한 여간 부담이 되는 것이 아니다. 

아무튼, 이러한 제약들을 해결하기 좋은 방법이 있는데 바로 단체 관광을 신청하는 것이다. 단체 관광을 신청하면 여권은 물론 단체비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자 문제도 간단히 해결이 된다. 여행사가 담보를 서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외를 자주 다니지 않는 중국인들은 단체 관광을 통해 해외 방문을 주로 했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단체 관광을 제한했으니 한국에 오는 여행객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은 어찌보면 매우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 그 영향으로 한국의 여행사, 호텔, 면세점은 물론이고 주요 관광지의 식당, 소매점 등이 직격탄을 받았었던 것이다. 명동을 가보면 알겠지만, 그 여파는 아직도 유효하다. 최근 비었던 상가들이 속속 들어차고 있다고는 하지만 일부 대기업 또는 글로벌 기업이 상권 회복을 기대하고 입점을 하고 있는 터라 예전과 같은 활기를 다시 한 번 기대할 수 있을지는 개인적으로 의문이다. (한국적인 색채가 많이 바뀌었다). 또한, 중국인의 소비 성향도 그 때와는 매우 달라졌다. 지금은 예전과 같은 대량의 싹쓸이 구매가 많이 줄어들었고, 중국인들도 나름 합리적인 소비자로 바뀌었기 때문에 예전과 같은 어마어마한 효과를 다시 볼 수 있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3) 한국(기업, 상품 등)에 투자 제한

개인적으로는 이 일이 매우 충격적이었다. 중국은 60-70년대 이래저래 어려움을 겪고 나서 등소평의 개혁개방을 통해 경제성장을 견인했던 것이 해외투자유치 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국가이다. 특히, 초기에 진입했던 글로벌 기업은 물론 많은 한국기업들도 초기에 투자해서 꽤 큰 성과를 누렸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갑자기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는 물론 합작 등에 제한을 단행했다. 그 시기는 사실 약간 복잡한 시기이기는 했다. 시진핑 2기가 막 시작하는 시기였고, 당시에 시진핑 주석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반부패 운동을 시작하면서 해외에 자본 유출을 제한하거나 소위 '돈세탁'을 방지 하기 위해 많은 정부 관료들을 문책하기도 했었다. 그 흐름에 맞추어 중국에서도 해외로 자본을 빼돌리거나 해외에서 과소비를 한 사람들을 처벌하는 내용의 방송들이 제작되기도 했었고, 아무튼, 그런 시기적 배경이 있었긴 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극단적으로 투자를 갑자기 막는 일은 정말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특히 글로벌 기업은 물론 중국의 투자가 한창 이슈였던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이런 일은 놀라울 뿐이었다. 게다가 그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었다. 지속적인 해외 투자 제한은 물론 중국 현지에서의 한국 기업과의 합작,합자 제한 등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한국 기업의 입지가 급속도로 좁아지고 위축되었다.

4) 중국 현지의 한국 제품 불매

 좀 뜬금없긴 했지만, 갑자기 한국 제품의 불매운동이 이곳저곳에서 벌어졌었다. 몇년 전에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불같이 일어나면서 길에 다니던 일본 자동차를 부수거나 일본 매장을 훼손하는 등의 일이 발생하기는 했지만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는 처음 일어나는 일이었다. 우리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보면서 '일본은 그럴만 하지, 우린 중재자 역할이니 다행이다' 라며 위안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가 한국 제품은 물론 한국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이 이러나자 한국 기업이 급속도로 위축되었다. 아주 대표적인 사례가 몇 가지 있는데, 중국에서 한창 잘나가던 현대자동차라던지(이건 중국인의 소득 향상과 트렌드의 변화 측면에서도 이유가 있지만),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등이 대표적이었다. 유통업체로는 특히 롯데그룹의 타격이 가장 컸다. 내피셜로 듣기에 롯데의 신격호 전 회장은 물론 신동빈 회장역시 중국을 제2의 한국시장이라며 엄청난 투자 (수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들었다)를 지속적으로 확대했었다. 그러다가 한 순간에 투자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급기야는 중국 심양 지역에서 짓고 있던 롯데월드 역시 중단되어 결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철수하게 되는 말도 안되는 상황도 발생했었다.

中 선양 '롯데시티' 개발사업, 빚잔치만 남았다 (https://www.asiae.co.kr/article/2021032515510089132)

 

요즘 중국의 유커가 돌아온다는 말로 증시는 물론 언론이 갑자기 흥분한 것 같아 나도 잠시 그 때 그 시절을 회상하면서 단체관광 뿐 아니라 다양한 일들이 있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정리하게 되었고, 단체관광이 회복되었으니, 다른 것들도 순차적으로 다 회복되어서 양국이 활발하게 교류하는 그런 시절이 다시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난 정치나 외교인은 아니므로 그 쪽 일은 전문가 분들이 잘 풀어주시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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