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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이동통신사의 마케팅 삼국지'라는 기사를 읽었다.
내용을 요약하면,
S사와 K사가 서로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편법을 동원해 각종 유치전을 벌이고 있는 틈을 타,
L사가 번호이동을 이용해 조용히 가입자를 확보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치열한 가입자 확보 전쟁의 핵심 논제는 바로 'ZERO-SUM', 즉, 특정한 시장안에서 점유율 확보이다.
누군가 많이 얻으면 누군가는 반드시 잃는 것이 이 이론의 핵심이다.
근데 우리나라는 이런 비슷한 예가 굉장히 많다.
우선,


1. 포털사이트
NAVER, DAUM, NATE가 있다.
물론, 포털사이트는 중복가입해도 상관이 전혀 없다.(사실 핸드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핸드폰은 대부분 1대만 보유하므로 이 경우와는 약간 다르다)
이들의 전쟁은 우선 '처음 페이지'로 지정되는 전쟁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비슷비슷한 서비스 내용으로 인해 잘되는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유치하고 더 긍정적인 평가들을 얻어내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결국 우리나라 국민이 사용하는 사이트들이므로 대부분 사용하는 컨텐츠도 비슷하게 되어있다.


2. 핸드폰 제조사
당연히 삼성, 엘지, 스카이다.
물론, 삼성이 약간 우위를 차지하지만, 엘지도 나름의 인지도를 확보하고 가끔 경쟁사보다 뛰어난 기획력으로 타기업을 놀래킨다. (프라다폰은 정말 획기적이었다) 상대적으로 약간 밀리는 듯한 스카이 역시 최초의 프리미엄폰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많이 대중화되었고, 꾸준한 디자인 경쟁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으며 기업 자체도 매우 탄탄하고 나름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3. 멀티플렉스 극장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극장은 대부분 얘네가 장악했다. 과거 중앙극장, 피카디리 극장 등 이름만 들어도 향수에 젖게 하는 극장들이 이제는 전국에서 찾아보기가 쉽지 않게 되어버렸다. 멀티플렉스 진출은 메가박스가 코엑스몰에 오픈한 것이 거의 최초였는데 이후 CGV가 가히 미친듯이 시장을 확장해 현재는 약간 독보적인 느낌도 든다. 후발주자인 롯데시네마는 미개척지를 하나하나 공략하며 틈새를 노리고 있는 듯 보인다. 이들의 경쟁 역시 재미있는 구경거리다.


4. 가전업체(HOME APPLIANCE)
이건 삼성전자, 엘지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를 비교해보고싶다.
삼성은 언젠가부터 백색가전의 포션을 대폭 축소하고 반도체, 하이테크 제품등에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 틈새를 엘지전자가 조금씩 잠식해 지금은 오히려 그 세력이 역전된듯한 느낌도 든다. 삼성이 티비, 핸드폰 등 첨단제품에 주력하고 있다면 엘지의 냉장고, 세탁기 등은 명품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다. 중국에서 엘지 전자렌지가 명품제품으로 알려진 것을 보고 많이 변했다는 생각도 했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거의 망해가는 듯 보였으나 중저가형 가전제품을 꾸준히 내놓으면서 시장에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대우가 많이 발전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는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5. 대형유통업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이들의 경쟁도 참 재미있다. 이마트는 신세계 백화점의 노하우를 잘 접목시켰다. 특히, 유통분야에서 많은 성과들을 나타내고 있으며 배울게 많은 회사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일해보고 싶은 회사이기도 하다. 배울게 많아서. 롯데마트역시 롯데백화점을 등에업고 급성장해 차세대 주자로 떠오르고 있는데 내 느낌엔 아직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회사다. 홈플러스는 영국계 기업이니 큰 관심을 갖지 않았었는데 얼마전 신문에서 관련기사를 보고 재미있다고 생각했었다. 홈플러스가 오히려 국내에서 더 많이 성장해 영국 홈플러스를 먹여 살릴 수도 있다는 뭐 그런 내용이었다. 어쨋던 이들 기업도 서로 경쟁하면서 고객확보에 혈안들이 되어있는 모습이다. 참 고생이 많다.


6. 자동차 업체
현대&기아, GM대우, 쌍용
현대기아차는 국내 점유율 1위이면서 그 포션도 매우 큰 기업이라 딱히 하고 싶은 말이 없다. 자기네는 글로벌 기업이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내가 볼땐 아직 일본 따라가려면 멀었고 기술력으로 독일 앞지르려면 중국처럼 치사한 방법이 제일 빠를 수도 있겠다. 기아차도 최근 디자인을 앞세워 차를 좀 팔았는데 그래도 차는 기술력이다. 디자인 좋은 차 3년타고 버릴까, 튼튼한 차 한대사서 10년 20년 타고 다닐까, 물론 우리나라는 전자의 경우이지만, 국내에만 차팔고 해외시장은 도대체 뭘로 개척할 건가, 치우치지 말고  골고루 개발했으면 좋겠다. GM대우차는 과거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대우차라고 할 만큼 차가 좋았다고 들었는데 그룹이 망하니 기업도 어쩔 수 없었다. 그 동안 근근히 명맥을 이어오다 GM에 흡수되었지만 아무래도 하청업체 같은 느낌이 많이 든다. 오히려 국내 베스트 셀링카들이 시보레의 이름을 달고 해외로 진출하는 걸 보고는 가슴이 아플 지경이다. 뛰어난 기술력이 빈약한 자본때문에 해외로 팔려나가는 설움이란 이런 것을 두고 말하는 것인거다. 그나마 요즘에는 GM도 망해가는 분위기라 대우가 살아남으려면 정부가 전폭적으로 도와줘야 할텐데 약간 걱정이 된다. 쌍용은 코란도, 훼미리에 벤츠 엔진을 들여온 무쏘, 이스타나 등으로 큰 인기를 누려왔고 매니아층도 형성해놓았으나 최근 중국차회사에 휘둘리고 코마 상태인 듯 하다. 중국에서 유학한 나로써는 예상했던 결과임에도 불쌍하고 안됐고 그렇다. 쌍용도 국내차원에서 꼭 회생시켰으면
한다. 이대로 사장되기엔 그 기술력이 너무 아깝다.


7. 방송사들.
MBC, KBS, SBS
이건 참, 요즘 방송관련 법이 개정되나 안되나 이런 얘기가 있지만, 재벌기업이 아니더라도 이미 이들 방송사는 언론재벌이라는 칭호를 부를 만큼 거대하게 성장했다. 국영방송인 KBS가 공사로 약간 민영화되었지만 그 영향력은 가공할만하다고 하겠다. 공중파이면서도 2개 채널을 확보한 그들은 앞으로도 탄탄한 실력들을 보여줄 것이다. MBC는 이런저런 사건들로 인해 많이 주춤했지만, 꾸준히 탄탄한 예능, 시사 프로그램들이 버텨주고 있어 큰 힘이 되는 듯 하다. SBS역시 후발주자이면서 많이 성장했고, 앞으로도 큰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이다. 이들의 전쟁은 눈에 보이는 전쟁이라 그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같은 기사를 두고 보여주는 각자의 의견들은 제 3자에서 보기엔 꽤 재미있는 싸움이라고도 할 수있다.


8. 패밀리레스토랑
빕스, 아웃백, TGIF
우리나라는 빕스가 젤 잘나간다고 하더라. 난 한번 밖에 안 가봤는데 샐러드바때문에 가기엔 가격이 약간 부담스럽다. 난 고기를 좋아해서 개인적으로 아웃백을 크게 지지하는 편이지만, TGIF도 해외에서는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웃백과 빕스가 양대산맥처럼 몰고가는 분위긴데 마르쉐나 베니건스, 불고기 브라더스 등 후발주자들이 선전하면 이 구성은 바뀔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난 이들때문에 즐겁다.


9. 테마파크
우리나라엔 아직 에버랜드, 롯데월드, 서울랜드가 꽉잡고 있다. 특히 에버랜드와 롯데월드의 양강, 서울랜드 1중, 나머지 잔챙이 들로 구성된다. 에버랜드는 삼성가의 힘을 바탕으로 세계 10대 테마파크로 성장해버렸고 해외로 진출하려고 하는듯 보인다. 디즈니랜드같은 브랜드를 만들 생각인거 같은데, 내가 보기엔 컨텐츠가 약간 미흡하다. 에버랜드에는 미키마우스가 살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월드는 시내 한복판에 있다는 장점을 활용해 큰 호응을 얻고 있고 제2롯데월드 건설때문에 핫이슈로 부상했다. 개인적으로 가격대비 성능이 약간 딸린다고 생각한다. 서울랜드는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테마파크인데 점점 국립공원처럼 변해가서 안타까울 뿐이다.

이 밖에도 너무나 많은 업체들이 3강 형태를 구성하고 경쟁하고 있으며 후발주자들의 추격도 많이 볼 수 있다. 나머지는 독자의 발견에 맡긴다. 해외에도 이런 예가 많은데, 이런 제로섬 게임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이 해외진출을 선택했다. 하지만 최근 일들이 증명해 주듯 해외시장도 더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오직 창의적이고 획기적인 기업만이 이 치열한 경쟁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이 그 시장을 제공해 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소비자는 왕이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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