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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의 의미 찾기 여정.

 

THE LORD

 

As long as he on earth shall live,

So long I make no prohibition.

While Man's desires and aspirations stir,

He cannot choose but err.

 

주님

 

그가 지상에 살고 있는 동안에는

네가 무슨 유혹을 하든 말리지 않겠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니까.

 

 

 

 

 

가히 명작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이다.

 

인류는 시초에서부터 그 끝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고민할 것이다. 바로 '인간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문제에 말이다. (심지어 그 확실한 답을 알고 있다는 자언하는 사람들 까지도)

 

그 근본적인 이유는 내가 '왜'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는가를 알아야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clue 가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어떻게' 에 대해서 집중하다가 결국 '왜' 라는 문제에 대해, 그리고 나는 '누구' 인가에 대한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지도 못하고 인생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혹자는 지금의 현실 - 이런 것들을 질문하는 것 자체가 매우 '非현실적' 이고, 이런 질문을 해봐야 살아가는데 혼란만 가중시키기 때문에 그런 질문들을 배제하고 어떻게 '잘 살 것인가' 에 대한 궁리나 하라 - 에 대해 인정하고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혹자는 '자족'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도 말한다.

 

이름도 길고 긴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역시 이성을 지각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임종하는 그 순간까지 이런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탐구하였던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런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제 파우스트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보기로 한다.

 

등장인물

 

이 희곡에는 너무나 많은 등장인물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제일 핵심은 모든 것을 탐구하는 박사이자 연금술사임을 자처하는 '파우스트' 와 신과의 거래를 통해 파우스트를 포섭하기 원하는 악마 '메피스토텔레스(이하 메피)' 가 주인공이다. 중간중간에 파우스트의 환심을 사는 마르가레테, 헬레나 등이 있는데, 이들의 비중보다는 파우스트와 메피와의 역할이 대부분이다. 

 

줄거리

 

이 책 역시 햄릿과 마찬가지로 '희곡'의 형식으로 씌어진 글이다. 그래서 쉽게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내용도 매우 무거운 주제이고, 굉장히 어려운 단어들이 자주 등장한다. 간단히 정리를 하면 크게 1부와 2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앞 부분은 메피가 신과의 결탁을 통해 파우스트를 포섭하는 장면, 그리고 파우스트는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메피와 결탁하고 함께 여정을 떠나는 장면, 여정 중 마르가레테를 만나 새로운 '기쁨' 을 느끼지만, 결국 그녀를 읽게 되는 장면, 2부에서는 둘의 대화도 많이 나오지만, 독일의 우화와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한 이야기들 위주로 꾸며진다. 그래서 헬레나(트로이 전쟁을 일으키게 되는 이유) 를 등장시킨다던지, 신화에 나오는 인물들로 대부분의 이야기를 꾸민다든지 하는 것이다. 

 

좀 더 자세한 줄거리는 네이버의 백과사전 의 내용을 참조하시면 좋을 것 같다.

 

Think Points !

 

항상 책을 읽은 후에는 어떤 '생각의 단초' 를 제공받는다. 이 책이 명작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as i thought, 무엇보다 괴테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매우 심오하고 생각보다 복잡하게 느껴진다는데 있는 것 같다.

 

1. 과연 신은 존재하는가? 그렇다면 이러한 일(악마에게 우리의 인생을 맡겨보는) 이 가능한 것인가?

 

이 책의 '천상의 서곡' 부분의 주석을 보면 구약성경의 '욥기' 를 기초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게 된다고 언급한다. 그렇다면 나는 먼저 '욥기'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에 대해 언급해보고 싶다. Coincidently 요즘 성경읽기의 본문이 '욥기'(이 책을 선택하기 몇 일 전의 일이었는데, 파우스트가 욥기를 모태로 발상되었다는 것을 알지도 못할 때였다.

나는 욥기를 매우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욥기가 신앙인의 모델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욥기의 서두에 보면 세상을 두루 다니던 악마는 하나님과 대화를 통해 이 세상에는 '죄인' 만이 가득하여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자가 하나도 없다고 한다. 하지만, 하나님은 '욥' 만큼은 경건하고 복된 자라고 말씀하신다. 악마는 그 경건함이 '하나님의 축복' 후에 나오는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를 시험할 기회를 악마에게 '흔쾌히' 허락하신다. 다만 생명은 취하지 않는다는 조건에서. 나는 욥기의 이 대목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생을 단적으로 보면 '희노애락' 이라는 반복적 삶을 겪을 수 밖에 없다(일부는 '희애' 에 좀 더 가중되지만 그것을 지속하는 것은 결국 사이클의 '주기' 와 관련한 문제이지, 전혀 그 사이클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리하여 그 '특권'을 갖고 욥을 괴롭히기 시작하는 악마는 욥이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이라는 생각까지 들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도 욥이 이런 생각을 하게된 이유는 욥이 자신이 너무 괴로워서 태어나지 않았으면 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괴로움으로 인하여 하나님께 '범죄' 할 것이 걱정되어 그렇게 하지 않기로 노력한다라고 말한다. 이 얼마나 굳건한 신앙의 자세란 말인가. 그래서 문둥병까지 버텨내고 결국은 하나님께 '더 크게 축복' 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일부 사람들은 하나님을 매우 '변태적인' 인격체로 생각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 그렇게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을 왜 그렇게도 쉽게 '적에게 내어주어 고통을 받게 하고 시험하는가, 진정한 사랑인가' 에 대한 문제인 것이다. 나도 처음엔 그 부분에 대해 많이 고민했었다. 그런데 나는 욥의 절절한 고백들을 보면서 하나님이 오히려 더 신뢰하게 됐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알지 못한 부분까지도' 고백하게 되는 욥의 고백에서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약한 믿음의 존재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서론이 좀 길었는데, 중요한 것은 욥을 모태로 태어난 파우스트는 약간은 괴짜라고 생각된다. 신하고 결탁한 악마에게 자신의 영혼을 팔 것을 생각보다 쉽게 허락한다. 오히려 자신이 그토록 갈구했던 인간사의 답을 찾을수만 있다면 그깟 '영혼' 쯤은 흔쾌히 내어줄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악마는 정말 최선을 다해 그에게 그 해답을 찾게끔 해준다.

나는 신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신의 존재를 믿으면 천사와 악마, 영혼 등 우리가 볼 수 없고, 증명하기 어려운 문제들도 믿는다. 또한, 그 영적인 존재들에 의해 내가 이 세상에서 사는 문제가 결코 호락호락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인정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상황에서 나는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항상 생각하지만, 한 개인에게 있어서 모든 삶의 여정에서 어떠한 '태도' 를 갖고 있느냐는 그 사람이 어떤 '업적' 을 이루어 냈느냐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파우스트는 이러한 우리의 '태도' 적 문제에 대해 꽤나 진지하고 실천적으로 움직인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악마'를 이용해서 말이다. 파우스트가 영혼을 팔았을 때 조차 '신'은 그를 그대로 내어두셨다. 오히려 악마를 지켜보고 있다라는 말이 더 맞는 것 같다. '영혼' 의 문제에 그렇게 관심이 있는 '신' 께서 어떻게 그렇게 될까 생각하는데 결론 부분에서 어느 정도는 그 해답이 나오는 것 같다. 파우스트도 결국에는 '구원받게 될' 영혼이라는 걸 미리 아셨던걸까.

 

2. 삶의 의미를 찾는 파우스트

 

개인적으로 이 대목에서 난 또 한 번 웃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은 '사랑' , 그것도 '에로스' 적 사랑이 이 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세상의 명예(학사들이 찾아와 그에게 가르침을 청하는 내용) 이나 인간적 즐거움에서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파우스트는 실제로 보지도 못하고 '거울에 비친' 마르가레테를 보고 '훅' 간다. 난 이 장면을 상상하며 지금도 그렇지만, 어느 정도 '남성 중심적 세계관' 을 보여주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반대라고 하면 'the devil wears prada(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정도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잠깐 했다. 1부는 그렇지만, 2부는 정말 생각보다 산만했다. 그리스 신화를 읽고 있는 것인지, 파우스트를 일고 있는지 헷갈리는 대목이 몇몇 있었고, 그나마도 헬레나와 연결시키는 괴테의 발상에서 '꽤 오랜시간' 작품을 썼구나 라는 생각을 하긴 했다. 큰 흐름으로 볼 때 연관성이 좀 떨어진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우스트는 일련의 사랑을 통하여 인간 존재의 '기쁨' 에 대해 느끼게 되고, 그로 인한 좌절도 맛보게 된다. 모노드라마였던 파우스트의 서막을 끝에는 '레인보우'로 바꿔준 괴테의 능력이었다.

 

3. 구원이란 있는가?

 

신앙인으로서 궁극적 목표는 '구원받는 삶, 그를 통해 성화되어 하나님을 영광' 되게 하는 삶을 살고 최종 목적인 천국행으로 행하는 것이겠다. 그런데, 이건 어디까지나 '신앙' 이라는 전제를 기초하고 얘기하는 것이다. 무신론자들이나 다신론자들에게, 혹은 세속주의자들에게 이런 문제는 사실 none of my business 밖에 되지 않는다. 비행기를 갖고 있지 않는 사람에게 '관제소의 사람들은 정말 웃기지, 나의 신호를 정확히 듣지 않는다' 라든가, '그 공항의 착륙하는 지면의 상태가 엉망이다' 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 번 웃고 넘길 문제지만, 그 문제를 심각하게 받거나, 그를 고치기 위해 혹은 그 문제에 참여하기 위해 움직이기는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나랑 상관없는 일이니까.
우리에게 구원의 문제는 세상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논쟁이 될 것이다. 그래서 파스칼 조차 '신앙이 있는 것이 신앙이 없는 것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에 믿어야 한다는' 대안론적 발상을 하게 된 것일 수도 있다.

파우스트가 메피에게 영혼을 내어주고 나서 죽음을 맞이한 뒤 메피가 영혼을 취하려던 찰나, 그가 구원받았다는 천상의 소식이 들린다. 메피에게는 정말 OMG!! 다. 계약위반에다가, 생각지도 않았던 '마르가레테'의 기도 때문이라니. 이게 말이 되는 얘긴가. 악마는 그렇게 신께 뒤통수를 맞게 된다. 하지만, 그도 그런것이 신이란 정말 그 '절대적' 지위와 권위를 사용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악마에게 약간은 unfair 하게 들릴지라도 그 뜻대로 하시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같은 민주공화제라는 시스템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사회에서도 '왕 이자 주인' 이라는 절대권력의 의미를 신께 부여하는 것은 전혀 무리가 아니다.

또한, 난 마르가레테를 우리의 대속자시이신 '그리스도' 의 표상이라는 느낌도 받긴 했다. 실제로 그런 내용을 언급한 부분은 없지만,(혹은 가톨릭적인 마리아를 의미할 수도 있을까) 이런 의미에서 당시 괴테의 심정이 무엇인지 정확히 헤아리기는 어려웠다. 파우스트를 대역한 번역자의 해설 부분에도 그 부분은 결국 독자의 기준과 판단의 근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언급한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괴테 자신이 언급한 내용으로 정리하려했다.


「그들이 와서 내가 '파우스트' 에서 어떤 이념을 구현하려 했느냐' 고 묻는다. 마치 나 자신이 그것을 알아서 말해 줄 수 있는 것처럼! 천국으로부터 속세를 거쳐 지옥에 이르는 과정 - 이것이 아쉬운대로 답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이념이 아니다. 행위의 과정일 뿐이다. 나아가, 악마가 내기에서 졌다는 것, 끊임없이 노력하는 인간이 힘든 과오의 길로부터 보다 나은 것을 지향함으로써 구원받는다는 사실, 그것보다 효과적이고 많은 것을 일러주는 사상일 것이다. 」

 

나 역시 이 책에 대한 해석은 각자의 소견에 맞길 수 밖에 없겠다. 작가가 저 정도인데.

 

이 책에서 재미있게 읽었던 파우스트와 헬레나와의 대화를 마지막으로 이 글을 마치고 싶다.

 

 

Faust,Helena Goethe, Faust,Helena / Fantin-Latour Goethe, Johann Wolfgang von 1749-1832. Werke: Faust. Der Tragoedie zweiter Teil (1831). - Helene' (Helena). - Gemaelde, 1892 von Henri Fantin-Latour (1836-1904). Oel auf Leinwand, 78,5 x 105 cm. Inv.Nr. P.P.P.52 Paris, Musee du Petit Palais.

 

 

헬레나 : 전 아주 멀리 있는 듯하면서도 가까이 있는 기분이에요.

            하지만 이렇게 말하고 싶군요. 나는 여기에 있다! 여기에!

 

파우스트 : 저는 숨이 막히고 몸이 떨리고 말문이 막힙니다.

               시간도 장소도 사라져버린 꿈만 같습니다.

 

헬레나 : 제 삶은 끝났지만 새로 시작하는 것 같아요.

           낯선 당신에게 정성을 바쳐 하나가 된 것 같아요.

 

파우스트 : 한 번뿐인 운명에 대해 너무 깊이 생각지 마십시오.

               존재한다는 건 의무입니다. 비록 순간적일지라도.

 

 

 


파우스트 1

저자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요한 볼프강 괴테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9-01-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줄거리]악마 메피스토펠레스는 신으로부터 파우스트를 유혹하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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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저자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출판사
민음사 | 1999-03-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60여 년이라는 긴 제작기간이 말해주듯, 작가 괴테의 삶과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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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평점(★5개 만점)

작품성★★★★☆

가독성★★★

재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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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지만 너무 잘 찍고 잘 만들었다.

나카무라 시도우와 다케우치 유코 주연의 명작.(둘은 이 영화를 찍고 결혼했다가 최근 이혼했다.)

처음 봤을 때 러브레터 저리가라의 강렬한 스토리 구성과 감동이 나를 뒤덮었다.

그 이후로 5번도 넘게 본 것 같다. 너무 완소 영화이기 때문에 간략하게 이 영화를 소개해보고 싶다.

1. 죽음을 넘어서는 사랑, 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정말 말도 안되는 설정이지만(죽는 사람이 약속을 지키러 다시 돌아온다는 약간 '전설의 고향' 느낌), 그 의미만은 아주 강력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요즘 같이 인스턴트 사랑과 원나잇이 만개한 사회에서 자신의 죽음을 알고 있지만,사랑을 시작하고 죽은 뒤에도 약속한 때에 다시 돌아와서 끝까지 사랑하겠다는 여주인공의 의지와 행동들은 나를 이 영화가 다분히 종교적인(마치 예수님과 같은 이야기 아닌가)영화가 아닌가 라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느끼게 해 주었다. 그 만큼 사랑의 힘은 강력하고 매우 존귀한 것이라는 것을 이 영화는 보여준다.

2. 무엇이 초라한 것인지, 무엇이 행복한 것인지 알게 한 남자(아이오 타쿠미)

  난 이 영화의 극적인 장면을 꼽자면 남자주인공이 병을 앓고 더 이상 운동을 할 수 없고, 남은 인생을 장애인처럼 살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찾아와서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여자(그것도 살인적인 미모를 지닌)가 있다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남자들이 그렇듯이 세상적인 성공은 그 사람(특히 남자의 입장에서는)어떻게 보면 그를 stand for 하는 전부라고 볼 수도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이 커리어와 인생의 성공을 중요시하는 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도무지 돈이 없이는 낭만도 한 낯 영화속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단정짓기 쉬운 그런 시대이다. 하지만, 그런데도 사랑 앞에서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은 것이었다. 한 여자에게 한 남자가 사랑의 대상이었고 앞으로의 사랑의 동반자였다. 그가 있어야 그 여자의 사랑도 비로소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 행운이 자신에게 어떻게 찾아왔는지도 모른채 자신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의사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그 모습은 정말 그토록 바보같아 보였지만, 그 바보가 한없이 부러운 그런 영화다.

3. 사랑앞에서 당당했던 한 여자(아이오 미오)

 예전에 어디선가 들었던 거지만, 일본은 여자가 프로포즈를 하는 나라라고 한다. 거의 모든 나라에서 남자가 연애의 주도(또는 행동주축)가 되는 것과는 매우 다른 그런 문화이다. 아무튼 그런 문화적 배경을 알고 봐도 이 영화에 나오는 여자주인공은 정말 사랑앞에서만은 당당했고 주도적이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경기장의 불을 꺼서 항의도 하는 성격이지만, 자신을 만나러 왔다가 얼굴도 못보고 돌아가는 찌질한 남자한테도 자신이 사랑해야 할 대상임을 확인한 후에는 거침없이 먼저 다가가 손을 내미는 그런 당찬 여성이다. 정말 죽음을 무릎쓰고도 사랑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다면 이 영화 보고 깊이 생각해보면 좋겠다.

4. 사랑이란 과연 무엇인가?

 군대에 있을 때 쇼펜하우어라는 사람이 쓴 '사랑은 없다' 라는 책을 읽고 한 동안 어이없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 책의 핵심은 내가 이해한 바로는 이렇다. 사람들의 사랑이라는 것도 결국은 생식적인 번식을 위한 일종의 필요의식이라는 것이다. 난 정말 그 사람이 사랑이라는 것을 해보고 그런 얘기를 하는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데는 정말 여러가지 이유과 제각각의 방식, 방법이 있다. 나 역시 사랑을 하고 있고, 매번 사랑앞에서는 한없이 초보적인 모습을 보일때가 너무도 많다. 하지만, 사랑앞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진실성이라는 생각이 이 영화를 통해서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정말 사랑한다면, 그 대상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어떤 모습이든지 그 사랑앞에서 인간은 한 없이 순수해질 수 밖에 없고, 열정적일 수 밖에 없고, 표가 날 수밖에 없고, 결국은 그 것을 쫒아가지 않으면 안되게 된다는 것이다.

주절주절 썼는데 아무튼, 이 영화는 정말 강추하는 영화다. 특히 사랑하고 있거나 사랑을 하고 싶거나 사랑이 뭔지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꼭 강추하는 그런 영화다. 남자라고 이런거 안 보면 평생 다케우치 유코같은 미모의 여성이 자기를 좋아할리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난 이 영화보고 다케우치 유코 팬클럽 가입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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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드라마, 멜로/애정/로맨스 ㅣ 미국 | 138| 개봉 1997.02.01
출연 : 탐크루즈, 르네젤위거

인생이란 무엇일까? 무엇이 행복하고 성공한 인생일까?
무엇을 추구하며, 무엇을 기대하고 살아야 할까? 어떻게 산 인생이 행복한 인생인가?

위의 질문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매우 중요한 질문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바쁘다는 이유로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칠 때가 많다. 이 때 나를 일깨워 준 그런 영화를 소개한다.

제리 맥과이어



일(Work)

  그는 스포츠 에이전트다. 즉, 플레이어들을 관리하고 그들이 적절한(가능한 최대한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관리하며 커미션을 받는 그런 일이다. 제리 역시 그런 직업적 특성 탓으로 오직 돈에만 매달리던 잘나가는 에이전트였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일은 돈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자신의 회사에 돈보다는 소수의 플레이어들을 직접 관리해야 한다는 제안서를 내자 회사는 그를 해고한다. 그러면서 그의 인생은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Show me the Money'

  자신의 모든 클라이언트를 연락해서 자신을 따라갈 것인지 회사에 남을 것인지를 묻고 결국 한명의 풋볼 선수만이 그와 함께 할 것을 약속한다. 또한, 1명의 비서가 그의 제안서에 큰 감동을 받고 그를 따라 회사를 나온다.

  정작 자신이 먼저 회사를 나오긴 했지만, 그에게 모든 것은 막막했다. 돈도 없고, 고객도 난쟁이라고 부르는 천방지축의 풋볼 선수 한명 뿐이다. 자신을 따라온 비서가 있지만, 월급은 커녕 의료보험조차 해결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다.

  마음을 가다듬고 로드 티드웰의 애리조나 카디널스 재개약 추진을 협상한다. 하지만,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는 팀의 협상 담당자는 오히려 제리에게 그 동안 당한것을 받아보라며 터무니 없는 연봉을 제시한다. 어쩌면 그는 속으로 로드 티드웰에게 '액수가 생각보다 많이 적긴 하지만, 어쩌면 너에게 딱 맞는 적절한 연봉이야' 라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로드의 와이프가 로드에게 '당신의 가치를 보여줘' 라고 제안하면서 재기에 도전하기로 한다. 최고의 리시버이면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로드 역시 최고의 플레이어라는 생각으로 자신을 위로하고 있지만 현실은 냉담했다. 인터뷰 요청은 커녕 팀에서 골칫덩이 취급을 받기 일쑤이다. 그런 로드는 제리에게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고의 연봉을 협상하라고 요청한다. 제리 역시 로드가 최고의 실력을 갖춘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다혈질 성격과 뛰어난 실력을 제쳐두고서라도 그에게는 오직 '돈' 만을 추구하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로드는 제리를 진정한 친구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무료로' 로드를 도와주고 있다.(물론 커미션은 계약을 성사시키면 받는 것이긴 하지만). 둘이 계약관계에서 진정한 친구관계로 발전하면서 제리는 로드에게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는다. '돈에 집중하지 말고, 자신이 최고임을 알려라. 가족에게는 마음으로 대하지만, 그라운드에 들어서면 오직 돈만 생각한다. 마음으로 플레이하라'.


  이 일을 계기로 로드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집중해서 받게 되고 팀에서도 인정받는 플레이어가 된다. 최고의 연봉은 자연스럽게 뒤따라 온다. 제리 역시 에이전트로서 그의 실력을 다시 한번 선수들에게 각인시키고, 에이전트-클라이언트의 계약관계가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서 진정한 인간관계를 맺어 다른 선수들에게도 큰 인상을 남긴다.

사랑(Love)



  남자에게 일과 사랑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는게 확실하다는 것은 이번 영화를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에이전시에서 쫓겨난 제리는 약혼녀에게 'Loser'라는 얘기를 들으면서 헤어지게 된다. 외로움에 찾는 사람은 그의 비서로 따라나온 도로시 보이드(르네 젤위거役)이다. 도로시 역시 제리에게 남자로서의 매력을 느끼고 이내 그에게서 사랑을 느낀다. 무엇보다 자신의 어린 아들이 그를 잘 따르는 것을 보고 큰 호감을 갖게 된다. 

  하지만 로드의 계약이 잘 성사되지 않고 제리의 돈도 바닥이 보이자 도로시는 아이를 키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샌디에고 행을 결정한다. 하지만, 그녀는 제리가 잡으면 언제든지 남을 수 있는 결심이 서 있었다. 제리역시 도로시에게 사랑을 느끼는지 알 수 없지만, 그녀를 곁에 두기 위해 결혼을 제안한다. 결국 둘은 결혼하고 함께 살게된다.

  결혼 후 제리는 일을 핑계로 집에 자주 들어가지 않는다. 또한, 로드는 제리에게 인생에는 일도 중요하지만 행복한 결혼생활도 중요하다고 얘기하면서 도로시와 대화하기를 제안한다. 제리도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있지만, 결국엔 떨어져 생활하기로 합의한다. 

  로드가 뛰어난 플레이로 언론의 인정을 받고 제리 역시 자신의 일에 성과를 느끼며 만족하지만, 무엇인가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는 바로 도로시를 찾아간다.

'You complete me' - 'You had me at Hello'

제리는 도로시에게 자신에게 정말 있어야할 사람이라는 말로 용서를 구한다. 하지만, 도로시역시 제리가 자신에게 돌아왔을 그 때 이미 그의 모든 것을 용서하고 그와 함께하기로 한다.

그리고 이렇게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감상평(Comment)

  난 영화를 볼 때 항상 인생이 묻어나 있는가 아닌가를 두고 영화의 가치를 따진다. 최근 트랜스포머2를 보면서도 정말 재미있는 영화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두고두고 볼만한 기억에 남는 영화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내 인생의 최고의 영화라고 생각하는 빅피쉬나 제리 맥과이어 같은 영화들은 정말 가치가 있다. 예전에는 위인전을 읽으면서 인생을 배우고 꿈을 키웠다면 요즘 시대에는 영화가 그 역할을 큰 부분에서 대신 해 준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난 정말 중요한 몇가지를 깨달았다. 
  
  1. 'This(Heart) is empty, This(Head) doesn't matter.
  영화 중간에 디키 폭스(스포츠 매니지먼트의 창시자라고 한다)라는 할아버지가 나와서 하는 말이다. 일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한다는 말이다. 어릴 땐 정말 이해하지 못했는데 요즘들어서 깊이 생각하는 문제였다. 그러고 보면 난 항상 머리로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무엇이든지 계산하고, 어떤 일이 나를 끌어당기고 죽어도 하고 싶은 일인가를 생각하기 보다는 어떤 일이 나에게 좋은 일인가를 따졌다. 무엇이 나를 더 멋지게 보일 수 있게 하는가 만을 생각했었다. 그 생각은 한 3,4년 전 쯤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다. 이 영화 역시 그런 사고 방식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말해주고 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고, 사회적 지위를 얻을 수 있고, 아무리 큰 명예를 얻는다해도 자신이 가슴으로 그 일을 느끼고 사랑하고 최선을 다하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진정한 인생을 살지 못한 것이다. 최소한 '직업'이라는 범주에서는 말이다. 난 이 영화를 보고 다시 한 번 다짐했다. '내 머리로 좋은 일이 아니라, 내 가슴이 원하는 일을 하자. 나를 가슴뛰게 만들고 몰두할 수 있고 정말 사랑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라고 말이다.

2. You complete me
  제리가 도로시에게 용서를 구하면서 하는 말이다. 이 장면을 보면서 정말 10분 동감했다. 성경에도 하나님께서 아담(남자)를 만드시고 그 혼자 외로운 것을 안타깝게 여겨 이브(여자)를 창조하셨다고 하지 않으셨나? 이브를 만드신 후에 하나님은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말씀하신다. 모든 남자에게는 여자가 필요하다. 단지 사랑이라는 이유 때문이 아니라 이는 창조주의 섭리이기도 한 것이다. 나 역시 이 말을 너무도 잘 이해한다. 예전에 어떤 블로그에서 읽은 글인데 유명한 화가였던 '빈센트 반 고흐'는 이런말을 했다고 한다. ' 평범한 여자를 사랑하고, 또 그녀에게 사랑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인생이 아무리 어둡다해도.' 너무도 멋지고 공감가는 말이다. 어쩌면 남자에게 있어서 인생의 성공, 즉 일의 성공에서 큰 매력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아무리 성취욕이 강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혼자서 그런 성취감들을 느끼기에는 턱없이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제리 맥과이어는 이런 면에서 일의 성공보다는 어쩌면 자신의 성공을 나눌 수 있게 해준 도로시를 통해 더 큰 기쁨과 행복을 느꼈을 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 스포츠 에이전트 '마크 맥코믹'의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영화
  난 이 영화를 보면서 실화였는 줄 알았다.(즉, 제리 맥과이어라는 사람이 있는 줄 알았다) 검색해 보니 제리 맥과이어라는 사람은 작가가 재구성한 사람이었고, 실제 인물은 '마크 맥코믹' 이라는 사람으로 스포츠 에이전트사인 IMG의 회장이라고 한다. 그는 세계적인 골프 선수인 아놀드 파머를 만나면서 성공의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2004년 타계했는데, 경영대학원에서 이런 얘기를 많이 했다고 한다.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성취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가?' 즉,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이 있냐는 말이다. (난 사실 아직 없다) 이것이 성공을 판가름 하는 척도라고 한다.
  비록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허구라고 할지라도 그 핵심 내용들이 살아있어서 너무 좋았다.

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 한 번 느꼈다. 난 적어도 내 인생에서 '일' 과 '사랑' 은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제리 맥과이어, 미국에서 90년대 영화중 베스트 10에 들었단다. 정말 두고 두고 보고 싶은 완소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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