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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가 평소에 좋아하는 노래를 좀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개인적으로 중국 본토와는 다르게 대만이나 홍콩은 우리나라보다도 훨씬 더 서양문물을 빨리 받아들이고 문화적으로도 우리보다는 먼저였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홍콩의 4대 천왕이 우리나라의 80~90년대를 휩쓸었으니까요, 대만도 홍콩이랑 거의 한 팀이라고 보시는게 이해하기 좋습니다.)

 

대학에 가서 깜짝 놀랐던 것이 애들이 공부만 했어서 그런지 홍콩 배우들을 성룡 빼고는 거의 모르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사실상 문화적으로 차이가 많이 나고 있습니다. 유럽은 다른 나라들끼리도 화폐를 통합해서 쓰고 있는데, 중국은 홍콩을 반환받은지 10년이 넘어가는데도 화폐를 나눠서 쓰고 있으니, 대충 감이 오실겁니다.

 

그 중에 오늘 소개해드릴 가수는 홍콩의 대표 배우이자 만능 엔터테이너 '유덕화 劉德華' 입니다.

 

 

 

같은 남자인 제가 봐도 참 잘 생겼네요.

 

제 느낌에 이 배우는 오히려 너무 뛰어난 얼굴이 연기나 성품을 가리게 된 사람인 듯 합니다. 전 유덕화를 볼 때 마다 한국의 장동건과 유사한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잘생긴 얼굴에 비해 상대적으로 반감된 연기력,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진국이라 느껴지는 인품, 그리고 어디에서나 예의있는 모습 등.

 

그런 유덕화의 인생에 대한 철학을 잘 나타내는 노래가 한 곡 있습니다. 전 사실 개인적으로 중국 대륙 가수들의 노래는 거의 듣지를 않습니다. 일단, 시끄러운 음악들을 안 좋아하는 편이고, 우리나라는 그래도 전반적으로 사랑노래가 주인데 반해 중국 가수들은 무슨 주제가 있는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가끔 훌륭한 노래나 가수들이 나오고는 있습니다만.

 

홍콩이나 대만은 우리나라와 매우 유사한 면이 있고, 일부분은 더 뛰어난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가사들을 보면 참 이런 생각을 다하다니 하는 가사들이 종종 있습니다.

 

각설하고 오늘 소개할 유덕화의 노래는 바로 今天 진티엔 (오늘 이라는 뜻) 입니다.

 

 

제가 이 노래를 처음 들을 때가 제 기억으로는 상해에서 살 때 channel V 를 자주 봤는데 티비에서 처음 접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 때 이노래를 듣고 유덕화에 대해 완전히 재평가를 했었죠.(제가 평가하건 안하건 그는 유명한 4대천왕이지만요)

 

먼저 제가 감동했던 가사를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今天 오늘

 

作词:陈乐融, 作曲:黄庆元, 编曲:屠颖

 

走过岁月 我才发现世界都不完美 세월이 지나고 이제서야 세상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네
成功或失败 都有一些错觉 성공과 실패는 모두 일련의 착각(사람들의 생각일 뿐)
沧海有多广 江湖有多深 망망대해가 얼마나 넓은지, 강과 호수가 얼마나 깊은지는

局中人才了解  그 안에 있는 사람만이 알 수 있지.
生命开始 情不情愿总要过完一生 삶은 시작되었고 원하던 원치 않던 살아내야 하네.
交出一片心 不怕被你误解 마음을 내준다면 당신에게 오해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
谁没受过伤 谁没流过泪 누가 상처를 받지 않으며 누가 눈물을 흘려보지 않았나.

何必要躲在黑暗里 自苦又自怜  굳이 어둠으로 피해 괴로워 하고 슬퍼할 필요가 있는가.

我不断失望 不断希望 난 끊임없이 실망했지만, 또다시 희망을 하고.
苦自己尝 笑与你分享 고난은 홀로 이겨내지만 웃음은 당신과 함께 하네.
如今站在台上 也难免心慌 오늘 이 무대에 서기까지 심적인 부담도 피하기 어려웠지만,
如果要飞得高 就该把地平线忘掉 더 높이 날기 위해선 지평선 또한 잊어버려야하지.

等了好久 终于等到今天 얼마나 기다려서, 결국 오늘까지 왔네.
梦了好久 终于把梦实现 얼마나 꿈꿔왔는지, 결국 꿈을 이뤘네.
前途漫漫任我闯 幸亏还有你在身旁 앞으로는 점점더 힘들겠지만 다행히 내 옆에는 당신이 있네.
盼了好久 终于盼到今天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결국 오늘을 보았네.
忍了好久 终于把梦实现 얼마나 참아왔는지, 결국 꿈을 이뤘네.
那些不变的风霜 早就无所谓 변하지 않는 풍파는 이미 오래전에 상관이 없어졌네.

累也不说累 이젠 피곤해도 피곤하다고 하지도 않네.

 

(보이는 대로 번역했는데 혹시 오역이나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난 이 노래 가사와 유덕화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엇보다 이 노래에서 그의 삶과 진실함이 느껴졌습니다. 홍콩의 수많은 격변의 세월을 겪으며, 결국은 중국으로의 반환, 홍콩사람인 유덕화가 이렇게 mandarin 중국어로 중국 대륙에 가서 노래를 해야 하는 그 심정. 또 앞으로의 그에게 남겨진 삶까지도.

 

이 노래는 1998년 笨小孩 (뻔샤오하이, 못난 아이) 라는 앨범에 수록된 곡입니다. 무려 15년이 된 노래죠. 61년 생인 유덕화는 우리나이로 이미 38살이 되어서 인생의 모든 순간을 겪어보고 느꼈던 것인가봅니다.

 

지금까지도 유덕화는 많은 행사와 공연에서 이 노래를 부릅니다. 그리고, 그의 지난 과거는 물론 앞으로의 삶을 기대해 달라고 팬들에게 부탁을 합니다.

 

전 자주 이 노래를 들으며, 앞으로도 더 성장할 유덕화, 그리고 어린 시절 그가 총을 쏘던 영화를 보면서 자랐던 나의 미래를 그려봅니다.

 

그럼 2011년도 중국순회공연을 다니며 불렀던 유덕화의 라이브를 함께 감상하며 이 글을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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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드라마, 멜로/애정/로맨스 ㅣ 미국 | 138| 개봉 1997.02.01
출연 : 탐크루즈, 르네젤위거

인생이란 무엇일까? 무엇이 행복하고 성공한 인생일까?
무엇을 추구하며, 무엇을 기대하고 살아야 할까? 어떻게 산 인생이 행복한 인생인가?

위의 질문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매우 중요한 질문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바쁘다는 이유로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칠 때가 많다. 이 때 나를 일깨워 준 그런 영화를 소개한다.

제리 맥과이어



일(Work)

  그는 스포츠 에이전트다. 즉, 플레이어들을 관리하고 그들이 적절한(가능한 최대한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관리하며 커미션을 받는 그런 일이다. 제리 역시 그런 직업적 특성 탓으로 오직 돈에만 매달리던 잘나가는 에이전트였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일은 돈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자신의 회사에 돈보다는 소수의 플레이어들을 직접 관리해야 한다는 제안서를 내자 회사는 그를 해고한다. 그러면서 그의 인생은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Show me the Money'

  자신의 모든 클라이언트를 연락해서 자신을 따라갈 것인지 회사에 남을 것인지를 묻고 결국 한명의 풋볼 선수만이 그와 함께 할 것을 약속한다. 또한, 1명의 비서가 그의 제안서에 큰 감동을 받고 그를 따라 회사를 나온다.

  정작 자신이 먼저 회사를 나오긴 했지만, 그에게 모든 것은 막막했다. 돈도 없고, 고객도 난쟁이라고 부르는 천방지축의 풋볼 선수 한명 뿐이다. 자신을 따라온 비서가 있지만, 월급은 커녕 의료보험조차 해결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다.

  마음을 가다듬고 로드 티드웰의 애리조나 카디널스 재개약 추진을 협상한다. 하지만,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는 팀의 협상 담당자는 오히려 제리에게 그 동안 당한것을 받아보라며 터무니 없는 연봉을 제시한다. 어쩌면 그는 속으로 로드 티드웰에게 '액수가 생각보다 많이 적긴 하지만, 어쩌면 너에게 딱 맞는 적절한 연봉이야' 라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로드의 와이프가 로드에게 '당신의 가치를 보여줘' 라고 제안하면서 재기에 도전하기로 한다. 최고의 리시버이면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로드 역시 최고의 플레이어라는 생각으로 자신을 위로하고 있지만 현실은 냉담했다. 인터뷰 요청은 커녕 팀에서 골칫덩이 취급을 받기 일쑤이다. 그런 로드는 제리에게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고의 연봉을 협상하라고 요청한다. 제리 역시 로드가 최고의 실력을 갖춘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다혈질 성격과 뛰어난 실력을 제쳐두고서라도 그에게는 오직 '돈' 만을 추구하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로드는 제리를 진정한 친구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무료로' 로드를 도와주고 있다.(물론 커미션은 계약을 성사시키면 받는 것이긴 하지만). 둘이 계약관계에서 진정한 친구관계로 발전하면서 제리는 로드에게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는다. '돈에 집중하지 말고, 자신이 최고임을 알려라. 가족에게는 마음으로 대하지만, 그라운드에 들어서면 오직 돈만 생각한다. 마음으로 플레이하라'.


  이 일을 계기로 로드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집중해서 받게 되고 팀에서도 인정받는 플레이어가 된다. 최고의 연봉은 자연스럽게 뒤따라 온다. 제리 역시 에이전트로서 그의 실력을 다시 한번 선수들에게 각인시키고, 에이전트-클라이언트의 계약관계가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서 진정한 인간관계를 맺어 다른 선수들에게도 큰 인상을 남긴다.

사랑(Love)



  남자에게 일과 사랑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는게 확실하다는 것은 이번 영화를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에이전시에서 쫓겨난 제리는 약혼녀에게 'Loser'라는 얘기를 들으면서 헤어지게 된다. 외로움에 찾는 사람은 그의 비서로 따라나온 도로시 보이드(르네 젤위거役)이다. 도로시 역시 제리에게 남자로서의 매력을 느끼고 이내 그에게서 사랑을 느낀다. 무엇보다 자신의 어린 아들이 그를 잘 따르는 것을 보고 큰 호감을 갖게 된다. 

  하지만 로드의 계약이 잘 성사되지 않고 제리의 돈도 바닥이 보이자 도로시는 아이를 키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샌디에고 행을 결정한다. 하지만, 그녀는 제리가 잡으면 언제든지 남을 수 있는 결심이 서 있었다. 제리역시 도로시에게 사랑을 느끼는지 알 수 없지만, 그녀를 곁에 두기 위해 결혼을 제안한다. 결국 둘은 결혼하고 함께 살게된다.

  결혼 후 제리는 일을 핑계로 집에 자주 들어가지 않는다. 또한, 로드는 제리에게 인생에는 일도 중요하지만 행복한 결혼생활도 중요하다고 얘기하면서 도로시와 대화하기를 제안한다. 제리도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있지만, 결국엔 떨어져 생활하기로 합의한다. 

  로드가 뛰어난 플레이로 언론의 인정을 받고 제리 역시 자신의 일에 성과를 느끼며 만족하지만, 무엇인가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는 바로 도로시를 찾아간다.

'You complete me' - 'You had me at Hello'

제리는 도로시에게 자신에게 정말 있어야할 사람이라는 말로 용서를 구한다. 하지만, 도로시역시 제리가 자신에게 돌아왔을 그 때 이미 그의 모든 것을 용서하고 그와 함께하기로 한다.

그리고 이렇게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감상평(Comment)

  난 영화를 볼 때 항상 인생이 묻어나 있는가 아닌가를 두고 영화의 가치를 따진다. 최근 트랜스포머2를 보면서도 정말 재미있는 영화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두고두고 볼만한 기억에 남는 영화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내 인생의 최고의 영화라고 생각하는 빅피쉬나 제리 맥과이어 같은 영화들은 정말 가치가 있다. 예전에는 위인전을 읽으면서 인생을 배우고 꿈을 키웠다면 요즘 시대에는 영화가 그 역할을 큰 부분에서 대신 해 준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난 정말 중요한 몇가지를 깨달았다. 
  
  1. 'This(Heart) is empty, This(Head) doesn't matter.
  영화 중간에 디키 폭스(스포츠 매니지먼트의 창시자라고 한다)라는 할아버지가 나와서 하는 말이다. 일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한다는 말이다. 어릴 땐 정말 이해하지 못했는데 요즘들어서 깊이 생각하는 문제였다. 그러고 보면 난 항상 머리로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무엇이든지 계산하고, 어떤 일이 나를 끌어당기고 죽어도 하고 싶은 일인가를 생각하기 보다는 어떤 일이 나에게 좋은 일인가를 따졌다. 무엇이 나를 더 멋지게 보일 수 있게 하는가 만을 생각했었다. 그 생각은 한 3,4년 전 쯤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다. 이 영화 역시 그런 사고 방식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말해주고 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고, 사회적 지위를 얻을 수 있고, 아무리 큰 명예를 얻는다해도 자신이 가슴으로 그 일을 느끼고 사랑하고 최선을 다하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진정한 인생을 살지 못한 것이다. 최소한 '직업'이라는 범주에서는 말이다. 난 이 영화를 보고 다시 한 번 다짐했다. '내 머리로 좋은 일이 아니라, 내 가슴이 원하는 일을 하자. 나를 가슴뛰게 만들고 몰두할 수 있고 정말 사랑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라고 말이다.

2. You complete me
  제리가 도로시에게 용서를 구하면서 하는 말이다. 이 장면을 보면서 정말 10분 동감했다. 성경에도 하나님께서 아담(남자)를 만드시고 그 혼자 외로운 것을 안타깝게 여겨 이브(여자)를 창조하셨다고 하지 않으셨나? 이브를 만드신 후에 하나님은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말씀하신다. 모든 남자에게는 여자가 필요하다. 단지 사랑이라는 이유 때문이 아니라 이는 창조주의 섭리이기도 한 것이다. 나 역시 이 말을 너무도 잘 이해한다. 예전에 어떤 블로그에서 읽은 글인데 유명한 화가였던 '빈센트 반 고흐'는 이런말을 했다고 한다. ' 평범한 여자를 사랑하고, 또 그녀에게 사랑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인생이 아무리 어둡다해도.' 너무도 멋지고 공감가는 말이다. 어쩌면 남자에게 있어서 인생의 성공, 즉 일의 성공에서 큰 매력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아무리 성취욕이 강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혼자서 그런 성취감들을 느끼기에는 턱없이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제리 맥과이어는 이런 면에서 일의 성공보다는 어쩌면 자신의 성공을 나눌 수 있게 해준 도로시를 통해 더 큰 기쁨과 행복을 느꼈을 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 스포츠 에이전트 '마크 맥코믹'의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영화
  난 이 영화를 보면서 실화였는 줄 알았다.(즉, 제리 맥과이어라는 사람이 있는 줄 알았다) 검색해 보니 제리 맥과이어라는 사람은 작가가 재구성한 사람이었고, 실제 인물은 '마크 맥코믹' 이라는 사람으로 스포츠 에이전트사인 IMG의 회장이라고 한다. 그는 세계적인 골프 선수인 아놀드 파머를 만나면서 성공의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2004년 타계했는데, 경영대학원에서 이런 얘기를 많이 했다고 한다.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성취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가?' 즉,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이 있냐는 말이다. (난 사실 아직 없다) 이것이 성공을 판가름 하는 척도라고 한다.
  비록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허구라고 할지라도 그 핵심 내용들이 살아있어서 너무 좋았다.

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 한 번 느꼈다. 난 적어도 내 인생에서 '일' 과 '사랑' 은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제리 맥과이어, 미국에서 90년대 영화중 베스트 10에 들었단다. 정말 두고 두고 보고 싶은 완소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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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피쉬] 평범한 한 남자의 비범한 인생 스토리

어릴때부터 아버지의 무용담을 자신의 삶의 스토리로 듣던 아들. 그런 아들은 아버지를 존경하면서도 허황되며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동화같은 이야기로만 그의 스토리를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 아버지에게 마지막이라는 현실이 찾아왔다. 동화같은 삶을 살던 아버지이지만, 그에게도 나이가 들고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현실이라는 것이 찾아왔다는 것을 아들은 느끼고 슬퍼하면서도 차분히 받아들인다.

  이 영화를 보면서 처음 느낀 생각은 도대체 주인공이 아버지일까, 아니면 아들일까 하는 의문이었다. 내용의 전체 스토리는 아버지의 이야기이지만, 결국 그 이야기의 깨달음을 주는 인물은 아들이기 때문이다. 

  에드워드 블룸은 태어날 때부터 남달랐다. 어린시절 운동과 공부를 잘했고 호기심도 많고 인기도 좋았으며 한마디로 '슈퍼맨'역할을 했었다. 또한,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인과 대결을 하고 결국 새로운 세상을 향해 마을을 떠난다. 마을을 떠나 겪는 새로운 환경, 사람들, 직업들은 그에겐 모두 낯선 것이었지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그는 빨리 적응하고 사람들과 어울렸으며 최고의 업적을 남기고 더 새로운 것을 향해 이동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도 그는 최선을 다했다. 한 눈에 반한 샌드라를 향해 그의 모든 열정을 바치고 결국 그 사랑의 결실을 이루어낸다. 사랑하는 샌드라와 아들을 위해 그는 군대, 세일즈 등을 통해 자신과 가족을 지켜낸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 죽음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그는 모든 일들을 아들에게 말해주었다. 자신이 겪었던 사람, 일, 환경들. 하지만, 아들은 단지 꾸며낸 이야기일 뿐이라고 단정짓고 만다. 자신의 현실에서는 도저히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고 자신의 삶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들이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자신이 속한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창고에서 우연히 발견한 집문서를 시작으로 그 아들은 아버지의 동화같은 이야기를 현실로 옮겨보기로 한다. 자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려고 한다. 하나하나 부딪힐 때마다 약간의 과장이 섞여있긴 하지만 모든 내용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는 충격에 휩싸인다. 어쩌면 자신을 정면으로 부딪히게 된 것이다. 자신이 그 동안 거짓이라고 생각했던 그 모든 이야기들이 사실이었으며 그것을 믿지 못했던 자신이 조금은 원망스럽게 느껴지는 장면도 등장한다. 

  그 마지막 순간에도 아버지는 자신은 큰 물고기가 되어 강에서 영원히 살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 마지막 순간에도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아버지의 동화에 아들은 동참하기로 한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아들은 아버지를 강물에 모셔다 드리고 빅피쉬로 변해 강물을 따라 간다.


  난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장례식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아들과 아버지의 삶이 현실에서 공존하는 가장 완벽한 공간이다. 아버지의 이야기속에 등장인물들이 현실에 모두 등장하고 아들(윌) 자신도 어느 순간 그 동화속에 자연스럽게 동참하게 되는 것이다. 너무 극적인 장면이고 벅찬 장면이었다.


  나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었다. 아버지로부터 들었던 어린시절, 청년시절이야기들. 물론 에드워드 블룸의 그 이야기처럼 풍부하거나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분명 아버지만의 이야기와 추억이 있었다. 난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 시대에는 등하교용 완행열차 대신 지하철과 버스가 있었고 풋풋한 편지 보다는 핸드폰 문자 메세지와 이메일이 있다. 보고싶으면 언제든지 바로 만날 수 있는 지금의 시대이지만, 몇 년만에 한번 만나 회포를 푸는 그런 이야기들은 나에겐 너무나 동떨어진 과거의 역사 이야기일 뿐이다. 하지만, 그랬던 나에게도 전환점이 찾아왔다. 20살이 지나고 대학에 들어가서 조금씩 나 스스로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어느새 나도 내 인생에 책임을 져야 하는 시점이 오기 시작한 것이다. 제일 먼저 생각난 것이 아버지였다. 사춘기때 아버지의 안 좋은 모습만은 닮지 말아야겠다고 다짐을 했었다. 술을 마시지 않을 것이고, 담배를 피우지 않을 것이고, 내 아이가 태어나면 친구같은 아버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더 성실하게 살고, 더 가정적이 되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런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나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삶의 행동, 어느정도의 사고방식, 습관 등은 비슷한 것이 너무나 많았다. 그리고 이제는 가장의 자리에서 은퇴를 준비하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고 새롭게 가장의 자리로 등판하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쓸쓸하고 애처롭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어린 시절 꿈과 희망으로 살았던 아버지였을텐데 삶에 부딪히고 현실을 살아가면서 이제는 과거를 추억하며 서서히 저물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내 아버지는 형편이 나은 편이었다. 젊은 시절 못다한 공부를 뒤늦게나마 하시고 과거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살고 계시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다. 나도 그렇게 될까 조금은 두려운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그 때마다 이 영화를 생각하고 에드워드 블룸과 윌 블룸을 떠올린다. 윌 블룸의 위치는 자신의 아이들이 크면서 에드워드의 위치로 옮겨진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언젠가는 아버지의 입장에서 아들과 딸을 대할 것이다. 그리고는 내가 지금 겪고 보고 느끼는 것들을 이야기 할 것이다. '왕년에는~'으로 시작하면서 말이다. 처음엔 재미있게 들을 수도 있지만,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면 지루한 몽상가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하지만, 그걸로도 충분하다고 느낄 것이다. 증명할 필요도 의무도 없다.


  난 액션이나 환타지영화보다는 드라마 형태의 영화를 좋아한다. 사람냄새가 나고, 삶이 있고 일상이 있는 그런 영화말이다. 빅 피쉬는 그런 나의 기호와 너무 잘 맞았고, 지금까지 5번이 넘게 봤지만, 앞으로 50번은 더 볼만한 그런 영화가 되었다.

영화같은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이 각자의 인생이 곧 한 편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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