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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지만 너무 잘 찍고 잘 만들었다.

나카무라 시도우와 다케우치 유코 주연의 명작.(둘은 이 영화를 찍고 결혼했다가 최근 이혼했다.)

처음 봤을 때 러브레터 저리가라의 강렬한 스토리 구성과 감동이 나를 뒤덮었다.

그 이후로 5번도 넘게 본 것 같다. 너무 완소 영화이기 때문에 간략하게 이 영화를 소개해보고 싶다.

1. 죽음을 넘어서는 사랑, 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정말 말도 안되는 설정이지만(죽는 사람이 약속을 지키러 다시 돌아온다는 약간 '전설의 고향' 느낌), 그 의미만은 아주 강력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요즘 같이 인스턴트 사랑과 원나잇이 만개한 사회에서 자신의 죽음을 알고 있지만,사랑을 시작하고 죽은 뒤에도 약속한 때에 다시 돌아와서 끝까지 사랑하겠다는 여주인공의 의지와 행동들은 나를 이 영화가 다분히 종교적인(마치 예수님과 같은 이야기 아닌가)영화가 아닌가 라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느끼게 해 주었다. 그 만큼 사랑의 힘은 강력하고 매우 존귀한 것이라는 것을 이 영화는 보여준다.

2. 무엇이 초라한 것인지, 무엇이 행복한 것인지 알게 한 남자(아이오 타쿠미)

  난 이 영화의 극적인 장면을 꼽자면 남자주인공이 병을 앓고 더 이상 운동을 할 수 없고, 남은 인생을 장애인처럼 살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찾아와서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여자(그것도 살인적인 미모를 지닌)가 있다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남자들이 그렇듯이 세상적인 성공은 그 사람(특히 남자의 입장에서는)어떻게 보면 그를 stand for 하는 전부라고 볼 수도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이 커리어와 인생의 성공을 중요시하는 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도무지 돈이 없이는 낭만도 한 낯 영화속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단정짓기 쉬운 그런 시대이다. 하지만, 그런데도 사랑 앞에서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은 것이었다. 한 여자에게 한 남자가 사랑의 대상이었고 앞으로의 사랑의 동반자였다. 그가 있어야 그 여자의 사랑도 비로소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 행운이 자신에게 어떻게 찾아왔는지도 모른채 자신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의사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그 모습은 정말 그토록 바보같아 보였지만, 그 바보가 한없이 부러운 그런 영화다.

3. 사랑앞에서 당당했던 한 여자(아이오 미오)

 예전에 어디선가 들었던 거지만, 일본은 여자가 프로포즈를 하는 나라라고 한다. 거의 모든 나라에서 남자가 연애의 주도(또는 행동주축)가 되는 것과는 매우 다른 그런 문화이다. 아무튼 그런 문화적 배경을 알고 봐도 이 영화에 나오는 여자주인공은 정말 사랑앞에서만은 당당했고 주도적이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경기장의 불을 꺼서 항의도 하는 성격이지만, 자신을 만나러 왔다가 얼굴도 못보고 돌아가는 찌질한 남자한테도 자신이 사랑해야 할 대상임을 확인한 후에는 거침없이 먼저 다가가 손을 내미는 그런 당찬 여성이다. 정말 죽음을 무릎쓰고도 사랑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다면 이 영화 보고 깊이 생각해보면 좋겠다.

4. 사랑이란 과연 무엇인가?

 군대에 있을 때 쇼펜하우어라는 사람이 쓴 '사랑은 없다' 라는 책을 읽고 한 동안 어이없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 책의 핵심은 내가 이해한 바로는 이렇다. 사람들의 사랑이라는 것도 결국은 생식적인 번식을 위한 일종의 필요의식이라는 것이다. 난 정말 그 사람이 사랑이라는 것을 해보고 그런 얘기를 하는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데는 정말 여러가지 이유과 제각각의 방식, 방법이 있다. 나 역시 사랑을 하고 있고, 매번 사랑앞에서는 한없이 초보적인 모습을 보일때가 너무도 많다. 하지만, 사랑앞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진실성이라는 생각이 이 영화를 통해서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정말 사랑한다면, 그 대상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어떤 모습이든지 그 사랑앞에서 인간은 한 없이 순수해질 수 밖에 없고, 열정적일 수 밖에 없고, 표가 날 수밖에 없고, 결국은 그 것을 쫒아가지 않으면 안되게 된다는 것이다.

주절주절 썼는데 아무튼, 이 영화는 정말 강추하는 영화다. 특히 사랑하고 있거나 사랑을 하고 싶거나 사랑이 뭔지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꼭 강추하는 그런 영화다. 남자라고 이런거 안 보면 평생 다케우치 유코같은 미모의 여성이 자기를 좋아할리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난 이 영화보고 다케우치 유코 팬클럽 가입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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