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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과 공포였다...


이 훌륭한 배우들을 데리고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인가...


일본 원작 영화가 인생 영화가 될 만큼, 탄탄한 스토리, 구성, 배우들의 연기, 작품성, 배경, 음악까지 뭐 하나 빠뜨리기가 어려웠고, 실제로 이 영화를 통해 스타들을 배출했던 일본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그 훌륭한 소지섭, 손예진이라는 연기파, 인물파 배우들을 세워놓고 질질짜게만 만들다가 영화를 끝내버린 어처구니 없는 이 상황..


가히 충격과 공포가 아닐 수 없다...


왠만하면 디스하는 글은 잘 쓰지 않으려고 하는데, 영화를 보다가 하도 어이가 없어서 작품의 제작 과정과 스토리를 하나하나 파헤쳐 보려고 한다.


1. 원작 판권


그렇다.. 최근엔 일본 영화 판권을 들여와 리메이크를 해 성공한 작품들이 꽤 있었다. 그 작품들이 성공한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원작의 흐름은 살리면서, 스토리에서 추구하는 내용을 유지하고, 디테일은 한국에 맞도록 잘 각색하는 것이 주요하다고 본다.


최근에 개봉한 리틀 포레스트는 정말 원작보다 더 뛰어난 내용이었다고 생각한다. 과거 럭키도 일본 영화의 스릴러적인 측면을 코믹하게 각색해 흥행에 성공했다. 물론 모든 작품이 이렇게 성공할 수만은 없지만,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경우, 기사 중 짤막하게 '원작의 잔잔한 분위기를 흔들지 않으면서' 라는 내용이 있다. 충격적이다. 잔잔한 분위기가 아니라 산만한 분위기로 영화가 끝이 난다.


아무리 찾아봐도 누가 원작 판권을 갖고 있는지 아직 밝혀내지 못했지만, 반드시 밝혀내서 묻고 싶다. 왜 그렇게 원작을 난도질 했냐고. 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이냐고.



참고 기사 : 시사프레스,  한국 관객 만나러 온 일본 원작 콘텐츠들 (http://www.sisapress.com/journal/articlePrint/174200)


2. 스토리의 부재 


일본 원작은 그 구성이 매우 탄탄하게 짜여져 있다. 우선 스토리의 핵심은 무엇인가, 바로 다시 태어나도 한 사람과 사랑할 수 있다는 순애보의 완성이다. 그런데 그 순애보의 기초는 무엇인가, 바로 일본의 토속신앙과 불교 문화가 적절히 어우러져 환생이라는 소재와 비가 오면 소원을 들어주는 신, 그리고 그런 흐름들을 매우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복선과 주인공의 주변 인물들의 상황 판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실제로는 일어나기 불가능한 일이지만, 간절히 빌면 이루어질수도 있고, 그런 일이 진짜로 생긴다면 정말 행복하고 좋을 것이라는 일본인들의 사상이 깔려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영화에서는 어떻게 반응하는가... 환생과 소원을 간절히 빌면 이루어진다는 내용은 전혀 배제한체, 우진의 친구는 수아가 환생하자 마치 좀비라도 본 듯 기겁을 하고 다시 만났을 때도 부적을 숨기는 등 웃기지도 않고 재미있지도 않은 상황을 연출하여 극의 흐름을 가로막아 버린다. 


특히, 주변 인물들은 코믹하고 이상할 뿐 전혀 주인공의 감정선을 공유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심지어 우진이 일하는 수영장 여직원은 그를 그저 잘생긴 동료직원 쯤으로 여기는 모습은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한국판 영화 전반에는 왜 수아가 환생을 해야 했고, 우진과 지호에게는 어떤 간절함과 그리움이 있었고,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얼마나 행복할지, 그리고 남은 여생에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는지, 사랑이 어떤 힘을 보여주는지, 전혀 스토리가 연결되지 않았다. 게다가 사고가 나서 갑자기 미래로 가는 이야기도 원작과는 달리 쌩뚱맞기 그지 없다. 


원작 스토리에서는 주인공의 말을 다 믿어주고 들어주었던 주치의 의사와 유지의 초등학교 선생님이 이 판타지 로맨스의 극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을거라는 그 기대감, 기쁨을 함게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판은 그 아름다운 감동의 내용마저도 신파극으로 만들어버리고, 우리가 도대체 얼마나 감정이 메마른 사람들인가를 시험하게 만드는 느낌까지 들게 만들었다.


원작에서도 해바라기가 의미하는 바는 매우 크다. 주인공 두사람이 해바라기밭에서 만나는 것은 한 사람만을 바라보겠다는 의미와 동시에, 아들의 성장을 암시(마당에 심어놓은 해바라기들이 엄마의 사랑의 햇빛을 받고 크고 튼튼하게 건강하게 잘 자라게 할거라는 믿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는데, 한국판에는 그런 복선의 의미가 전혀 깔려있지 않았다. 그래서 스토리들이 단절되어 있고, 마치 스틸컷만 보다가 끝나는 느낌이 들었다. 


그 훌륭한 배우들로 훌륭한 코스요리를 보고서 오합지졸의 맛없는 뷔페를 차려놓고 먹지도 못하게 하는 경우가 되어 버렸다. 


참고 영상 :  원작에 못미친 '지금 만나러 갑니다', 무엇이 문제였나? [영화읽고 알려줌] , https://www.youtube.com/watch?v=6gBrBZDdtQc


3. 이장훈 감독


감독의 첫 작품이라는 것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그 말은 처음 작품을 할 때는 평생 가는 일이라 누구나 다 열심히 하고 잘 해보려고 할 것이다. 그래서 이장훈 감독님도 그랬을 것이라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하필 왜 첫 작품을 원작이 너무나 뛰어난 이 작품으로 선택한 것인가? 누가 그에게 이 작품을 연출하라고 한 것인가. 행여 감독이 하고 싶다고 해도 제작사나 판권을 갖고 있는 회사에서 말려야 했어야 아닌가. 


극 중 일부 내용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했다고 했다.. 어이가 없고 황당하다. 대체 자신의 경험을 왜 작품속에 녹여내야 했어야 했나. 원작이 뛰어나다면 최대한 살렸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원작보다 못할 빠에는 아예 바꾸어 보겠다고 인터뷰가 나온다.. 원작보다 뛰어나지 못할 각색은 차라리 원작을 그대로 배끼는게 더 나은 일이라는 걸 감독은 왜 몰랐을까..


앞으로 어떤 작품을 찍게 될지는 모르고, 향후 거장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 작품을 손댄것은 두고 두고 회자될 것이다. 


참고 기사 : '지금 만나러…'이장훈 감독 "10년만에 얻은 기회…제 모습담아"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3/16/0200000000AKR20180316131600005.HTML



소지섭, 손예진은 물론 고창석, 이준혁, 공효진, 박서준까지 출연시키고도 영화를 이렇게 만든건 분명 제작사와 제작진의 책임이 너무나 크다. 게다가 260만명이나 봤다는건 원작이 너무 훌륭했기 때문이지, 결코 이 작품이 좋아서가 아니었다. 물론 나도 손예진의 팬이라 손예진 보러 한 번 갔을 수는 있지만, 그 마저도 실망감을 안겨주었을 것이 분명하다. 


영화는 배우도 중요하고 소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탄탄한 스토리 그리고 그 스토리를 잘 구성할 수 있는 연출력이 너무너무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느끼게 하는 경험이었다.


아.. 쓰고 서도 분해서 눈물이 난다.. 원작이나 오랜만에 다시 한 번 보며 마음을 진정시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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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지만 너무 잘 찍고 잘 만들었다.

나카무라 시도우와 다케우치 유코 주연의 명작.(둘은 이 영화를 찍고 결혼했다가 최근 이혼했다.)

처음 봤을 때 러브레터 저리가라의 강렬한 스토리 구성과 감동이 나를 뒤덮었다.

그 이후로 5번도 넘게 본 것 같다. 너무 완소 영화이기 때문에 간략하게 이 영화를 소개해보고 싶다.

1. 죽음을 넘어서는 사랑, 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정말 말도 안되는 설정이지만(죽는 사람이 약속을 지키러 다시 돌아온다는 약간 '전설의 고향' 느낌), 그 의미만은 아주 강력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요즘 같이 인스턴트 사랑과 원나잇이 만개한 사회에서 자신의 죽음을 알고 있지만,사랑을 시작하고 죽은 뒤에도 약속한 때에 다시 돌아와서 끝까지 사랑하겠다는 여주인공의 의지와 행동들은 나를 이 영화가 다분히 종교적인(마치 예수님과 같은 이야기 아닌가)영화가 아닌가 라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느끼게 해 주었다. 그 만큼 사랑의 힘은 강력하고 매우 존귀한 것이라는 것을 이 영화는 보여준다.

2. 무엇이 초라한 것인지, 무엇이 행복한 것인지 알게 한 남자(아이오 타쿠미)

  난 이 영화의 극적인 장면을 꼽자면 남자주인공이 병을 앓고 더 이상 운동을 할 수 없고, 남은 인생을 장애인처럼 살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찾아와서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여자(그것도 살인적인 미모를 지닌)가 있다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남자들이 그렇듯이 세상적인 성공은 그 사람(특히 남자의 입장에서는)어떻게 보면 그를 stand for 하는 전부라고 볼 수도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이 커리어와 인생의 성공을 중요시하는 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도무지 돈이 없이는 낭만도 한 낯 영화속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단정짓기 쉬운 그런 시대이다. 하지만, 그런데도 사랑 앞에서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은 것이었다. 한 여자에게 한 남자가 사랑의 대상이었고 앞으로의 사랑의 동반자였다. 그가 있어야 그 여자의 사랑도 비로소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 행운이 자신에게 어떻게 찾아왔는지도 모른채 자신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의사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그 모습은 정말 그토록 바보같아 보였지만, 그 바보가 한없이 부러운 그런 영화다.

3. 사랑앞에서 당당했던 한 여자(아이오 미오)

 예전에 어디선가 들었던 거지만, 일본은 여자가 프로포즈를 하는 나라라고 한다. 거의 모든 나라에서 남자가 연애의 주도(또는 행동주축)가 되는 것과는 매우 다른 그런 문화이다. 아무튼 그런 문화적 배경을 알고 봐도 이 영화에 나오는 여자주인공은 정말 사랑앞에서만은 당당했고 주도적이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경기장의 불을 꺼서 항의도 하는 성격이지만, 자신을 만나러 왔다가 얼굴도 못보고 돌아가는 찌질한 남자한테도 자신이 사랑해야 할 대상임을 확인한 후에는 거침없이 먼저 다가가 손을 내미는 그런 당찬 여성이다. 정말 죽음을 무릎쓰고도 사랑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다면 이 영화 보고 깊이 생각해보면 좋겠다.

4. 사랑이란 과연 무엇인가?

 군대에 있을 때 쇼펜하우어라는 사람이 쓴 '사랑은 없다' 라는 책을 읽고 한 동안 어이없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 책의 핵심은 내가 이해한 바로는 이렇다. 사람들의 사랑이라는 것도 결국은 생식적인 번식을 위한 일종의 필요의식이라는 것이다. 난 정말 그 사람이 사랑이라는 것을 해보고 그런 얘기를 하는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데는 정말 여러가지 이유과 제각각의 방식, 방법이 있다. 나 역시 사랑을 하고 있고, 매번 사랑앞에서는 한없이 초보적인 모습을 보일때가 너무도 많다. 하지만, 사랑앞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진실성이라는 생각이 이 영화를 통해서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정말 사랑한다면, 그 대상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어떤 모습이든지 그 사랑앞에서 인간은 한 없이 순수해질 수 밖에 없고, 열정적일 수 밖에 없고, 표가 날 수밖에 없고, 결국은 그 것을 쫒아가지 않으면 안되게 된다는 것이다.

주절주절 썼는데 아무튼, 이 영화는 정말 강추하는 영화다. 특히 사랑하고 있거나 사랑을 하고 싶거나 사랑이 뭔지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꼭 강추하는 그런 영화다. 남자라고 이런거 안 보면 평생 다케우치 유코같은 미모의 여성이 자기를 좋아할리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난 이 영화보고 다케우치 유코 팬클럽 가입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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