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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

저자
존 번연, 존 버니언 지음
출판사
포이에마 | 2011-01-25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300년 전, 첫 출간 당시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영혼을 소생시키...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기독교인이 된 이후 성경 다음으로 많이 들었던 책이 바로 '천로역정' 이다.


신앙을 갖고 얼마 되지 않아 처음 이 책 제목을 들었을 때는 '사람의 행동으로 인해 하나님이 역정을 내는 내용인가...' 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무지했었다. 


계속 읽을 기회가 없어서 책을 못 보고 있다가,


이 책의 영문 제목이 'Pilgrim's Progress' 라는 것을 알고 많이 당황했던 생각이 났다. 


Pilgrim 이라면 흔히 유럽에서 핍박을 받고 미국으로 떠난 청교도를 지칭하는 말로 알고 있었는데, 


영어사전을 보면 그건 두 번째 뜻에 해당하는 말이고 첫번째 뜻은 '순례자' 라는 뜻이었다.


그래서 한 동안은 영국의 청교도들이 핍박을 받고 미국으로 떠나는 뱃길을 그리는 역사서인줄 알고 있었다.(써 놓고 나니 참 부끄럽다..--')


그러다가 천로역정이란 '존 번연' 이라는 작가가 소설의 형태를 빌어 크리스챤의 인생 여정을 그린 책이라는 것을 듣고는 무척이나 놀랐던 기억이 난다. 


'天路歷程' 직역하면 '하늘나라로 가는 길의 여정' 쯤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사이트에 찾아보면 1895년도 제임스 게일 선교사가 우리나라에서 번역을 할 때 영어원문을 직접 번역하고 제목을 <천로역정> 해서 지금의 이름이 되었다는데, 중국어로 찾아보니 다른 의견이 나와 있었다. 중국어로 된 해설을 보면 중국에서 천로역정은 1853년 영국장로회에서 파송된 윌리엄 쉘머 번스 선교사에 의해 중국어로 번역되었고, 한국과 일본의 천로역정 번역에도 영향을 주어 한국과 일본 모두 이 책의 제목을 천로역정이라고 했다고 나와있다. 

(참조: 한국어 위키피디아 천로역정 해설 

https://ko.wikipedia.org/wiki/%EC%B2%9C%EB%A1%9C%EC%97%AD%EC%A0%95 ,

중국어 위키피디아 천로역정 해설 https://zh.wikipedia.org/wiki/%E5%A4%A9%E8%B7%AF%E6%AD%B7%E7%A8%8B )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번역한 서양책이라고도 하는데, 기독교에서는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이라고 알려져 있다. 


<최초 번역 당시 책의 표지>


그럼 책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해 보기로 하겠다. 


1. 작가

2. 책의 주제 및 내용

3. 소감




1. 존 버니언(John Bunyan)



옥중 집필을 하고 있는 존 버니언


존 버니언은 영국 태생으로 신앙이 없다가 기독교인 부인을 만나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침례교 신자가 되어 설교 및 비밀 집회 등을 하다가 당시의 국왕인 찰스2세의 개신교 탄압으로 인해 12년 형을 선고 받고 옥살이를 하게 된다.


존 버니언은 옥중에서 <은총이 넘침>, <천로역정> 등의 저서를 집필하였고, 향년 60세로 생을 마감하였다고 한다. 


뒤늦게 신앙을 갖게된 만큼 열정이 많았던 것으로 보여지고, 당시 오랜 세월 권력과 결탁하여 지위를 유지하던 가톨릭과 이단으로 취급받던 개신교 사이에서 다양한 활동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2. 책의 주제 및 내용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추천의 글
서문
이 책에 대한 변명

1. 순례자의 커다란 괴로움
2. 세상길, 아니면 좁은길
3. 짐을 버리고 순례의 길로
4. 캄캄한 골짜기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싸움
5. '신실'이라는 이름의 길벗
6. 말씀을 뛰어넘는 믿음
7. 복음을 위해 시험받다
8. 두마음을 떨쳐버리고 바른길로
9. 하나님의 강에서 기운을 차리고
10. 절망의 손아귀에 붙들린 포로들
11. 위험을 피하라는 목자들의 가르침
12. 믿음을 겨냥한 맹렬한 공격
13. 알랑거리는 원수들을 물리치고 믿음을 새롭게
14. 무지, 그 완고한 이름
15. 마침내 새 예루살렘 성으로

맺는 글
편집자 주
발행인의 글
편집인의 글
존 버니언 연보


이 책에서 매우 특이한 점은, 존 버니언이 글을 집필할 당시의 시대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이 책에 대한 변명(Excuses about this book)' 이라는 부분이다. 


당시의 시대 상황이 상황인 만큼, 기독교에 대해 서술하는 것이 매우 민감한 이슈였을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이런 책을 쓴것에 대해 의아해 하거나, 개신교 자체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던 상황이라는 것을 이 글을 보고 조금은 알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이 책을 작성했던 존 버니언의 열정과 의지를 글에서 느낄 수 있다. 


또 하나 재밌는 것은,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하나 같이 우리가 보기에는 사람의 이름이 아닌 '대명사' 를 사용한 것이라는 것이다. 


주인공인 '크리스챤' , 순례길을 인도하는 '전도자' , 그리고 여정 중에 만나게 되는 '허영', '게으름', '수다장이' 등 직접적인 대명사를 사용하여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쉽도록 하였다. 



3. 소감


1) 그리스도인으로서 삶의 목적


결국 존 버니언이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은 그래서 '크리스챤이 되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나?'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과연 어떤 길을 가야하는 것인가' 로 정리해볼 수 있다. 


책에서 나오는 순례자의 여정은 정말 좁은 길이고 험한 길이다. 그리고 여정 중에 다양한 사람들과 심지어 마귀의 훼방을 맞닥뜨려 여러번 죽을 고비를 넘기고 결국은 천국의 여정을 마치게 된다. 


그러면서 기독교인이 되지 않았다면 전혀 가지 않아도 될 길이지만, 기독교인이 되었다면 반드시 가야하는 길로 바로 성경에 나오는 '좁은 문으로 가는 길' 을 가장 잘 표현했다고 회자되고 있다. 


미국 선교사를 통해 기독교 복음을 듣기 시작한 우리나라에서는(개신교의 경우임, 사실 우리나라는 중국에서 이미 성경을 배워 한글 번역본을 들고 있었고, 그 이전 천주교를 통해 전국적으로 복음이 어느 정도 알려지기는 하였음) 최초에 많은 순교자와 평양 대부흥 등을 통하여 인구의 1/4 이라는 엄청난 숫자의 신자가 생겼으나, 해방과 6.25 이후 어려움 속에서 발생한 특유의 '기복신앙(무조건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이 자리 잡아 '예수 믿으면 무조건 잘 먹고 잘 살게 된다' 라는 특이한 믿음이 생기게 되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기차역이나 길거리에서 말하듯이, '예수 믿으면 천국가고, 믿지 않으면 지옥간다' 라는 것은 불변의 진리이다.


다만, 성경의 많은 부분에서 언급하듯, 예수를 믿고 따르는 길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말하면서, 사후 천국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얻고 천국에서의 삶을 영위하게 될 것이라는 약속의 말씀을 주신다. 


예수님을 믿으면 당연히 '영적 평화' 를 얻고 이 생에서의 정욕과 안위 등에는 큰 목적을 두지 않게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인간으로서의 죄성(罪性) 이라는 것으로 인하여 예수님을 믿는 신자가 된 이후(모태신앙도 포함) 에도 끊임없이 이 세상의 유혹에 대항하여 살아야만 한다. 특히, 지금 세대에는 끊임없는 '좋은 유혹'과 다양성의 확대로 인하여 가치관 마저 흔들리는 시대에 살게 되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삶이 마치 주인공인 '크리스챤의 삶과 비슷하구나' 라고 생각하면서도 중간중간 주인공이 만나게 되는 인물 하나하나에 다 감정 이입이 되어 있었다. 특히 개 중에 '게으름' , '허영' , '수다장이' 등은 마치 나의 지금의 모습인 것 같아 책을 읽는 중간 중간에 그렇게 부끄러울 수가 없었다. 신앙이 없는 인물은 물론이고, 신앙이 어느 정도 있다고 머리로 이해하는 인물들도 우리가 말하는 '신령과 진정으로 믿는' 믿음이 아직도 부족하여 결국 최종 목적지에 이르지 못하게 된다는 부분에서는 이 책에 왜 이렇게 개신교도에게 중요한 책인지를 깨닫게 하는 대목이었다.


신앙이 있고, 교회, 사회에서도 어느 정도 인정받는 교인이 되었다고 하지만, 하나님의 시각에서 우리는 아직도 멀고 먼 여정을 걸어야 하는 '믿음 약한' 작은 영혼일 뿐이다.


지금의 교회에서는 많은 '성공 신화' 들을 말하면서 천국 복음을 설명하고 있지만, 사실 우리가 성경을 통해 이해할 수 있는 진정한 복음이란 '이 땅에서의 정욕과 명예 등은 모두 순간의 헛된 것에 불과하지만, 하늘에 쌓은 상급과 예수님을 통한 하나님에 대한 믿음, 진정한 회개가 우리의 영혼을 영원한 나라의 천국 백성으로 초대하고 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2) 험한 여정가운데서도 힘을 주시다


크리스챤은 그 작은 믿음을 시작으로 멀고도 험한 순례자의 여정을 걷게 된다. 그 중간 중간에 만나게 되는 선한 동행자들과 쉼터를 제공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우리가 가는 길이 비록 좁고 힘든 길이기는 하지만, 하나님의 사자와 주님께서 보내신 사람들을 통해서 우리를 도우시고 '천국의 길로 인도' 하신다는 교훈은 하루하루를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우리에게 큰 힘과 위로가 되어 준다.


'인생은 결국 독고다이' 라는 말을 종종 쓰곤 한다. 아무리 주변에 사람이 많고, 인기가 좋다 하더라도 결국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는 혼자라는 말이다. 한편으로는 쓸쓸한 인생에 대한 씁쓸한 표현이다. 그 만큼 인생의 덧없음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많은 어려움 가운데서도 우리를 돕는 '예수님' , '천사', '성령'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을 통하여 위로와 격려, 힘을 얻고 여정을 다하게 된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에서의 멸시와 조롱은 매우 당연한 일이라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 다만, 그것을 이성적으로 받아들이고 맞받아치는 것 보다 오히려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천국이 가까워짐을 알리라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 이 말이 의미하는 바를 각자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3) 결국은 성경 !


내가 읽은 책의 중간중간에는 내용의 원론적 의미가 되는 성경 구절을 표시해 준다. 책의 중간에 나와있는 삽화가 전체적인 줄거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면, 성경 구절은 결국 모든 신앙의 기초는 '성경' 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말해준다.


예수님의 부활 이후에 구교와 신교를 포함하여 수많은 신앙서적들이 출간되었고, 읽혀졌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책들이 나와도, 결국 '살아 움직이는 생명의 말씀'을 보여주는 것은 '성경' 이라는 진리를 깨닫게 해 준다.


흔히 시쳇말로 어디어디 1등 했다고 하는 학생들이 나와 하는 말은 '교과서에 충실했어요' 라는 말이었다. 방송을 보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방송용 멘트이다' 라며 웃고 넘어갔지만, 사실은 맞는 말이다. 아무리 훌륭한 참고서를 본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교과서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부연설명과 심화학습에 지나지 않는다. 다양한 내용은 더 필요하지만, 결국 필독서는 참고서가 아닌 교과서이다.


이런 논리는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도 적용해 볼 수 있다. 수많은 성경 해설서를 비롯해 다양한 신앙서, 간증문 등이 나오지만 우리는 성경에 뿌리를 두지 않고는 결코 신앙을 가졌다고 말할 수 없으며, 그 책들이 '그리스도 앞으로 인도' 할 수는 있겠지만, 믿음을 갖게 하고 진정한 회개를 하는데는 결코 쉽지 않으며, 신앙을 가진 이후에는 결국 성경을 주야로 읽으면서 그 말씀대로 살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경이 아니고서는 어느 누구의 삶의 모습이나 간증도 우리에게 진정한 회개와 구원을 줄 수 없다. 이 진리가 다시 한 번 나타나지는 '천로역정' 은 예나 지금이나 신앙을 갖고 있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큰 귀감이 된다.


 


마침내 구원을 얻는 주인공 '크리스챤' 


신앙을 갖고 있는 모든 사람들과 성경이 이해가 되지 않고,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의 여정에 좌절과 고난을 겪고 있다면 적극 추천을 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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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의 의미 찾기 여정.

 

THE LORD

 

As long as he on earth shall live,

So long I make no prohibition.

While Man's desires and aspirations stir,

He cannot choose but err.

 

주님

 

그가 지상에 살고 있는 동안에는

네가 무슨 유혹을 하든 말리지 않겠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니까.

 

 

 

 

 

가히 명작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이다.

 

인류는 시초에서부터 그 끝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고민할 것이다. 바로 '인간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문제에 말이다. (심지어 그 확실한 답을 알고 있다는 자언하는 사람들 까지도)

 

그 근본적인 이유는 내가 '왜'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는가를 알아야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clue 가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어떻게' 에 대해서 집중하다가 결국 '왜' 라는 문제에 대해, 그리고 나는 '누구' 인가에 대한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지도 못하고 인생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혹자는 지금의 현실 - 이런 것들을 질문하는 것 자체가 매우 '非현실적' 이고, 이런 질문을 해봐야 살아가는데 혼란만 가중시키기 때문에 그런 질문들을 배제하고 어떻게 '잘 살 것인가' 에 대한 궁리나 하라 - 에 대해 인정하고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혹자는 '자족'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도 말한다.

 

이름도 길고 긴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역시 이성을 지각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임종하는 그 순간까지 이런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탐구하였던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런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제 파우스트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보기로 한다.

 

등장인물

 

이 희곡에는 너무나 많은 등장인물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제일 핵심은 모든 것을 탐구하는 박사이자 연금술사임을 자처하는 '파우스트' 와 신과의 거래를 통해 파우스트를 포섭하기 원하는 악마 '메피스토텔레스(이하 메피)' 가 주인공이다. 중간중간에 파우스트의 환심을 사는 마르가레테, 헬레나 등이 있는데, 이들의 비중보다는 파우스트와 메피와의 역할이 대부분이다. 

 

줄거리

 

이 책 역시 햄릿과 마찬가지로 '희곡'의 형식으로 씌어진 글이다. 그래서 쉽게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내용도 매우 무거운 주제이고, 굉장히 어려운 단어들이 자주 등장한다. 간단히 정리를 하면 크게 1부와 2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앞 부분은 메피가 신과의 결탁을 통해 파우스트를 포섭하는 장면, 그리고 파우스트는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메피와 결탁하고 함께 여정을 떠나는 장면, 여정 중 마르가레테를 만나 새로운 '기쁨' 을 느끼지만, 결국 그녀를 읽게 되는 장면, 2부에서는 둘의 대화도 많이 나오지만, 독일의 우화와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한 이야기들 위주로 꾸며진다. 그래서 헬레나(트로이 전쟁을 일으키게 되는 이유) 를 등장시킨다던지, 신화에 나오는 인물들로 대부분의 이야기를 꾸민다든지 하는 것이다. 

 

좀 더 자세한 줄거리는 네이버의 백과사전 의 내용을 참조하시면 좋을 것 같다.

 

Think Points !

 

항상 책을 읽은 후에는 어떤 '생각의 단초' 를 제공받는다. 이 책이 명작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as i thought, 무엇보다 괴테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매우 심오하고 생각보다 복잡하게 느껴진다는데 있는 것 같다.

 

1. 과연 신은 존재하는가? 그렇다면 이러한 일(악마에게 우리의 인생을 맡겨보는) 이 가능한 것인가?

 

이 책의 '천상의 서곡' 부분의 주석을 보면 구약성경의 '욥기' 를 기초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게 된다고 언급한다. 그렇다면 나는 먼저 '욥기'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에 대해 언급해보고 싶다. Coincidently 요즘 성경읽기의 본문이 '욥기'(이 책을 선택하기 몇 일 전의 일이었는데, 파우스트가 욥기를 모태로 발상되었다는 것을 알지도 못할 때였다.

나는 욥기를 매우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욥기가 신앙인의 모델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욥기의 서두에 보면 세상을 두루 다니던 악마는 하나님과 대화를 통해 이 세상에는 '죄인' 만이 가득하여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자가 하나도 없다고 한다. 하지만, 하나님은 '욥' 만큼은 경건하고 복된 자라고 말씀하신다. 악마는 그 경건함이 '하나님의 축복' 후에 나오는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를 시험할 기회를 악마에게 '흔쾌히' 허락하신다. 다만 생명은 취하지 않는다는 조건에서. 나는 욥기의 이 대목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생을 단적으로 보면 '희노애락' 이라는 반복적 삶을 겪을 수 밖에 없다(일부는 '희애' 에 좀 더 가중되지만 그것을 지속하는 것은 결국 사이클의 '주기' 와 관련한 문제이지, 전혀 그 사이클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리하여 그 '특권'을 갖고 욥을 괴롭히기 시작하는 악마는 욥이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이라는 생각까지 들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도 욥이 이런 생각을 하게된 이유는 욥이 자신이 너무 괴로워서 태어나지 않았으면 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괴로움으로 인하여 하나님께 '범죄' 할 것이 걱정되어 그렇게 하지 않기로 노력한다라고 말한다. 이 얼마나 굳건한 신앙의 자세란 말인가. 그래서 문둥병까지 버텨내고 결국은 하나님께 '더 크게 축복' 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일부 사람들은 하나님을 매우 '변태적인' 인격체로 생각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 그렇게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을 왜 그렇게도 쉽게 '적에게 내어주어 고통을 받게 하고 시험하는가, 진정한 사랑인가' 에 대한 문제인 것이다. 나도 처음엔 그 부분에 대해 많이 고민했었다. 그런데 나는 욥의 절절한 고백들을 보면서 하나님이 오히려 더 신뢰하게 됐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알지 못한 부분까지도' 고백하게 되는 욥의 고백에서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약한 믿음의 존재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서론이 좀 길었는데, 중요한 것은 욥을 모태로 태어난 파우스트는 약간은 괴짜라고 생각된다. 신하고 결탁한 악마에게 자신의 영혼을 팔 것을 생각보다 쉽게 허락한다. 오히려 자신이 그토록 갈구했던 인간사의 답을 찾을수만 있다면 그깟 '영혼' 쯤은 흔쾌히 내어줄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악마는 정말 최선을 다해 그에게 그 해답을 찾게끔 해준다.

나는 신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신의 존재를 믿으면 천사와 악마, 영혼 등 우리가 볼 수 없고, 증명하기 어려운 문제들도 믿는다. 또한, 그 영적인 존재들에 의해 내가 이 세상에서 사는 문제가 결코 호락호락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인정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상황에서 나는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항상 생각하지만, 한 개인에게 있어서 모든 삶의 여정에서 어떠한 '태도' 를 갖고 있느냐는 그 사람이 어떤 '업적' 을 이루어 냈느냐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파우스트는 이러한 우리의 '태도' 적 문제에 대해 꽤나 진지하고 실천적으로 움직인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악마'를 이용해서 말이다. 파우스트가 영혼을 팔았을 때 조차 '신'은 그를 그대로 내어두셨다. 오히려 악마를 지켜보고 있다라는 말이 더 맞는 것 같다. '영혼' 의 문제에 그렇게 관심이 있는 '신' 께서 어떻게 그렇게 될까 생각하는데 결론 부분에서 어느 정도는 그 해답이 나오는 것 같다. 파우스트도 결국에는 '구원받게 될' 영혼이라는 걸 미리 아셨던걸까.

 

2. 삶의 의미를 찾는 파우스트

 

개인적으로 이 대목에서 난 또 한 번 웃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은 '사랑' , 그것도 '에로스' 적 사랑이 이 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세상의 명예(학사들이 찾아와 그에게 가르침을 청하는 내용) 이나 인간적 즐거움에서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파우스트는 실제로 보지도 못하고 '거울에 비친' 마르가레테를 보고 '훅' 간다. 난 이 장면을 상상하며 지금도 그렇지만, 어느 정도 '남성 중심적 세계관' 을 보여주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반대라고 하면 'the devil wears prada(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정도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잠깐 했다. 1부는 그렇지만, 2부는 정말 생각보다 산만했다. 그리스 신화를 읽고 있는 것인지, 파우스트를 일고 있는지 헷갈리는 대목이 몇몇 있었고, 그나마도 헬레나와 연결시키는 괴테의 발상에서 '꽤 오랜시간' 작품을 썼구나 라는 생각을 하긴 했다. 큰 흐름으로 볼 때 연관성이 좀 떨어진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우스트는 일련의 사랑을 통하여 인간 존재의 '기쁨' 에 대해 느끼게 되고, 그로 인한 좌절도 맛보게 된다. 모노드라마였던 파우스트의 서막을 끝에는 '레인보우'로 바꿔준 괴테의 능력이었다.

 

3. 구원이란 있는가?

 

신앙인으로서 궁극적 목표는 '구원받는 삶, 그를 통해 성화되어 하나님을 영광' 되게 하는 삶을 살고 최종 목적인 천국행으로 행하는 것이겠다. 그런데, 이건 어디까지나 '신앙' 이라는 전제를 기초하고 얘기하는 것이다. 무신론자들이나 다신론자들에게, 혹은 세속주의자들에게 이런 문제는 사실 none of my business 밖에 되지 않는다. 비행기를 갖고 있지 않는 사람에게 '관제소의 사람들은 정말 웃기지, 나의 신호를 정확히 듣지 않는다' 라든가, '그 공항의 착륙하는 지면의 상태가 엉망이다' 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 번 웃고 넘길 문제지만, 그 문제를 심각하게 받거나, 그를 고치기 위해 혹은 그 문제에 참여하기 위해 움직이기는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나랑 상관없는 일이니까.
우리에게 구원의 문제는 세상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논쟁이 될 것이다. 그래서 파스칼 조차 '신앙이 있는 것이 신앙이 없는 것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에 믿어야 한다는' 대안론적 발상을 하게 된 것일 수도 있다.

파우스트가 메피에게 영혼을 내어주고 나서 죽음을 맞이한 뒤 메피가 영혼을 취하려던 찰나, 그가 구원받았다는 천상의 소식이 들린다. 메피에게는 정말 OMG!! 다. 계약위반에다가, 생각지도 않았던 '마르가레테'의 기도 때문이라니. 이게 말이 되는 얘긴가. 악마는 그렇게 신께 뒤통수를 맞게 된다. 하지만, 그도 그런것이 신이란 정말 그 '절대적' 지위와 권위를 사용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악마에게 약간은 unfair 하게 들릴지라도 그 뜻대로 하시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같은 민주공화제라는 시스템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사회에서도 '왕 이자 주인' 이라는 절대권력의 의미를 신께 부여하는 것은 전혀 무리가 아니다.

또한, 난 마르가레테를 우리의 대속자시이신 '그리스도' 의 표상이라는 느낌도 받긴 했다. 실제로 그런 내용을 언급한 부분은 없지만,(혹은 가톨릭적인 마리아를 의미할 수도 있을까) 이런 의미에서 당시 괴테의 심정이 무엇인지 정확히 헤아리기는 어려웠다. 파우스트를 대역한 번역자의 해설 부분에도 그 부분은 결국 독자의 기준과 판단의 근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언급한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괴테 자신이 언급한 내용으로 정리하려했다.


「그들이 와서 내가 '파우스트' 에서 어떤 이념을 구현하려 했느냐' 고 묻는다. 마치 나 자신이 그것을 알아서 말해 줄 수 있는 것처럼! 천국으로부터 속세를 거쳐 지옥에 이르는 과정 - 이것이 아쉬운대로 답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이념이 아니다. 행위의 과정일 뿐이다. 나아가, 악마가 내기에서 졌다는 것, 끊임없이 노력하는 인간이 힘든 과오의 길로부터 보다 나은 것을 지향함으로써 구원받는다는 사실, 그것보다 효과적이고 많은 것을 일러주는 사상일 것이다. 」

 

나 역시 이 책에 대한 해석은 각자의 소견에 맞길 수 밖에 없겠다. 작가가 저 정도인데.

 

이 책에서 재미있게 읽었던 파우스트와 헬레나와의 대화를 마지막으로 이 글을 마치고 싶다.

 

 

Faust,Helena Goethe, Faust,Helena / Fantin-Latour Goethe, Johann Wolfgang von 1749-1832. Werke: Faust. Der Tragoedie zweiter Teil (1831). - Helene' (Helena). - Gemaelde, 1892 von Henri Fantin-Latour (1836-1904). Oel auf Leinwand, 78,5 x 105 cm. Inv.Nr. P.P.P.52 Paris, Musee du Petit Palais.

 

 

헬레나 : 전 아주 멀리 있는 듯하면서도 가까이 있는 기분이에요.

            하지만 이렇게 말하고 싶군요. 나는 여기에 있다! 여기에!

 

파우스트 : 저는 숨이 막히고 몸이 떨리고 말문이 막힙니다.

               시간도 장소도 사라져버린 꿈만 같습니다.

 

헬레나 : 제 삶은 끝났지만 새로 시작하는 것 같아요.

           낯선 당신에게 정성을 바쳐 하나가 된 것 같아요.

 

파우스트 : 한 번뿐인 운명에 대해 너무 깊이 생각지 마십시오.

               존재한다는 건 의무입니다. 비록 순간적일지라도.

 

 

 


파우스트 1

저자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요한 볼프강 괴테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9-01-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줄거리]악마 메피스토펠레스는 신으로부터 파우스트를 유혹하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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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저자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출판사
민음사 | 1999-03-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60여 년이라는 긴 제작기간이 말해주듯, 작가 괴테의 삶과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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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평점(★5개 만점)

작품성★★★★☆

가독성★★★

재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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