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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하반기였다.

한창 피크에 오르던 한중관계가 어디까지 갈지 다들 궁금해하던 그런 분위기였다.

양국은 2천년이 넘는 역사에서 이렇게 좋은 때가 없었다며 서로를 추켜세웠다.

아직도 그  때를 추억하면 잊을 수가 없다. 

그러다 갑자기...

싸드로 인해 양국 관계는 삽시간에 얼어붙었다. 특히 활발하게 교류하던 경제 분야에서 그 타격이 가장 컸다. 

당시의 중국의 조치들은 (내가 생각나는) 주로 이런 것들이었다.

1) 한국 컨텐츠 금지 (방송, 출연, 제작 등)

  중국에서 한류컨텐츠가 훨훨 날아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무려 중국의 대표적인 국무회의인 양회에서 한국 드라마의 영향력을 어떻게 해야할지 논의했다는 내용이 공개적으로 언급될 정도였으니 말이다. 

중국 정치행사서 “왜 ‘별그대’ 같은 드라마 못 만드나”  (https://m.khan.co.kr/world/china/article/201403071644451#c2b)

게다가 시진핑 주석이 한국에서 별그대를 추켜세우며 양국 관계의 파이팅을 다지곤 했었다. 이 모든 일들이 불과 10년이 채 되지 않는다.

시진핑 서울대 강연서 별그대 언급 "한류 드라마는 중국서 큰 유행"(https://www.ajunews.com/view/20140704171452580)

그러나 이 모든 일들이 마치 신기루처럼 한순간에 사라졌다. 중국은 한국 컨텐츠에 대한 위협요소를 언급하면서 2016년 가을쯤(9월 정도 였다) 갑자기 한류 컨텐츠의 중국 방송은 물론 중국 방송에 출연하는 한국인의 출연 금지, 중국인의 합작 금지 등의 조치인 '한한령' 을 단행했다. 송송커플이 탄생했던 '당시 최고의 히트작 태양의 후예를 끝으로 한류 컨텐츠는 중국에서 방송 금지 조치가 된다. 

심지어 이 일들이 공식적인 루트가 아닌 방송총국에 의해 진행됐다는 말도 안되는 얘기들이 몇달간 관계자들의 마음을 졸이게 만들었다.  이 일은 내가 기억하는 한 중국의 가장 큰 조치였고, 아직도 유효하다.  

코로나 직전 한류 컨텐츠를 약간 풀려고 한다는 소식들이 간간이 있었고, 그래서 2022년에는 아이치이가 한국에 컨텐츠 바잉 매니저를 적극 채용하여 중국에서 다시 한국 컨텐츠가 재개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얘기들이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이렇다할 내용들이 없다. 한국에서 드라마와 영화 몇 편이 공식적으로 상영되었지만, 그 역시 이벤트성에 그친 내용들이었다. 2023년 8월 현재까지도 중국에서 한국 컨텐츠를 공식적으로 접하기는 매우 어렵고(물론 다양한 불법 사이트, 앱, 루트들이 열려있기는 하다) 당시 한국 컨텐츠 바이어를 적극 채용했던 아이치이의 경우도 글로벌 사이트(틱톡이 중국판과 해외판이 있듯이 아이치이도 중국 사이트와 글로벌 사이트가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 에서 한국 컨텐츠를 접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중국 국내에서 접근하는 루트는 아니다. 

2) 중국 단체관광 불허

이것도 몸소 체험한 일이 있어서 기억이 아주 생생한 편이다. 당시는 2017년 초였다. 사실 한한령을 이후로 안그래도 뒤숭숭했던 양국 관계에 기름을 껸졌던 놀라운 일이었다. 그 이전해 까지만 해도, 아니 직전인 설연휴까지만 해도 아직 한중 관계는 굳건하다고 중국에서 수만명이 한번에 오는 단체관광을 예로 들며 다양한 분석의 기사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던 시기였다. 

'춘절쾌락(春節快樂)' 서울시내 점령한 14만 유커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692486615801984&mediaCodeNo=257) 

단체관광이 왜 중국인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지 잠깐 설명을 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사회주의국가이다. 즉, 이동이 제한되어 있다. 해외여행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중국인은 여권을 발급받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중국에서 여권을 발급받으려면 본인의 신원이 확실해야 하고, 안정적인 수입을 증명해야 하고, 이것저것 다양한 일종의 서약 같은 것도 해야 한다(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예전엔 여권을 내기 위해 신원담보인, 보증금? 같은 것들도 필요하다고 들은 적이 있다)

아무튼, 이렇게 어렵게 여권을 내고 해외로 나가기 위해선 해당국가의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이 역시 만만치가 않다. 우리 나라의 경우도 중국인에게 비자를 발급해줄 때 일종의 보증금 같은걸 요구하고 그에 따른 여권의 기한에 차등을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이 또한 여간 부담이 되는 것이 아니다. 

아무튼, 이러한 제약들을 해결하기 좋은 방법이 있는데 바로 단체 관광을 신청하는 것이다. 단체 관광을 신청하면 여권은 물론 단체비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자 문제도 간단히 해결이 된다. 여행사가 담보를 서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외를 자주 다니지 않는 중국인들은 단체 관광을 통해 해외 방문을 주로 했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단체 관광을 제한했으니 한국에 오는 여행객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은 어찌보면 매우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 그 영향으로 한국의 여행사, 호텔, 면세점은 물론이고 주요 관광지의 식당, 소매점 등이 직격탄을 받았었던 것이다. 명동을 가보면 알겠지만, 그 여파는 아직도 유효하다. 최근 비었던 상가들이 속속 들어차고 있다고는 하지만 일부 대기업 또는 글로벌 기업이 상권 회복을 기대하고 입점을 하고 있는 터라 예전과 같은 활기를 다시 한 번 기대할 수 있을지는 개인적으로 의문이다. (한국적인 색채가 많이 바뀌었다). 또한, 중국인의 소비 성향도 그 때와는 매우 달라졌다. 지금은 예전과 같은 대량의 싹쓸이 구매가 많이 줄어들었고, 중국인들도 나름 합리적인 소비자로 바뀌었기 때문에 예전과 같은 어마어마한 효과를 다시 볼 수 있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3) 한국(기업, 상품 등)에 투자 제한

개인적으로는 이 일이 매우 충격적이었다. 중국은 60-70년대 이래저래 어려움을 겪고 나서 등소평의 개혁개방을 통해 경제성장을 견인했던 것이 해외투자유치 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국가이다. 특히, 초기에 진입했던 글로벌 기업은 물론 많은 한국기업들도 초기에 투자해서 꽤 큰 성과를 누렸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갑자기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는 물론 합작 등에 제한을 단행했다. 그 시기는 사실 약간 복잡한 시기이기는 했다. 시진핑 2기가 막 시작하는 시기였고, 당시에 시진핑 주석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반부패 운동을 시작하면서 해외에 자본 유출을 제한하거나 소위 '돈세탁'을 방지 하기 위해 많은 정부 관료들을 문책하기도 했었다. 그 흐름에 맞추어 중국에서도 해외로 자본을 빼돌리거나 해외에서 과소비를 한 사람들을 처벌하는 내용의 방송들이 제작되기도 했었고, 아무튼, 그런 시기적 배경이 있었긴 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극단적으로 투자를 갑자기 막는 일은 정말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특히 글로벌 기업은 물론 중국의 투자가 한창 이슈였던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이런 일은 놀라울 뿐이었다. 게다가 그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었다. 지속적인 해외 투자 제한은 물론 중국 현지에서의 한국 기업과의 합작,합자 제한 등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한국 기업의 입지가 급속도로 좁아지고 위축되었다.

4) 중국 현지의 한국 제품 불매

 좀 뜬금없긴 했지만, 갑자기 한국 제품의 불매운동이 이곳저곳에서 벌어졌었다. 몇년 전에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불같이 일어나면서 길에 다니던 일본 자동차를 부수거나 일본 매장을 훼손하는 등의 일이 발생하기는 했지만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는 처음 일어나는 일이었다. 우리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보면서 '일본은 그럴만 하지, 우린 중재자 역할이니 다행이다' 라며 위안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가 한국 제품은 물론 한국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이 이러나자 한국 기업이 급속도로 위축되었다. 아주 대표적인 사례가 몇 가지 있는데, 중국에서 한창 잘나가던 현대자동차라던지(이건 중국인의 소득 향상과 트렌드의 변화 측면에서도 이유가 있지만),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등이 대표적이었다. 유통업체로는 특히 롯데그룹의 타격이 가장 컸다. 내피셜로 듣기에 롯데의 신격호 전 회장은 물론 신동빈 회장역시 중국을 제2의 한국시장이라며 엄청난 투자 (수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들었다)를 지속적으로 확대했었다. 그러다가 한 순간에 투자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급기야는 중국 심양 지역에서 짓고 있던 롯데월드 역시 중단되어 결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철수하게 되는 말도 안되는 상황도 발생했었다.

中 선양 '롯데시티' 개발사업, 빚잔치만 남았다 (https://www.asiae.co.kr/article/2021032515510089132)

 

요즘 중국의 유커가 돌아온다는 말로 증시는 물론 언론이 갑자기 흥분한 것 같아 나도 잠시 그 때 그 시절을 회상하면서 단체관광 뿐 아니라 다양한 일들이 있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정리하게 되었고, 단체관광이 회복되었으니, 다른 것들도 순차적으로 다 회복되어서 양국이 활발하게 교류하는 그런 시절이 다시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난 정치나 외교인은 아니므로 그 쪽 일은 전문가 분들이 잘 풀어주시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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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의 샹치(샹치는 尚氣 ShangQi의 중국어 발음 표기법을 사용한 것으로 기가 솟아오르다 라는 뜻이라고 한다) 가 개봉을 했다.

포스터를 보면 양조위가 주연같다. 물론 드물게 악역을 맡게된 주인공으로 나온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 악역이 아닌 것 같다는 얘기도 있다(아직 안 봐서... 보면 업데이트 할게요)
이 포스터를 보면서, 예고편을 보면서 정작 중국에서 양조위가 촬영한 영화가 중국 정세의 변화와 코로나로 인해 수차례 개봉을 연기하다가 이제는 과연 개봉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드는 영화가 떠올랐다.
바로 중국 본토 영화인 여우사냥 (Fox Hunt, 猎狐行动) 이다.
여우 사냥이라는 말은 중국 공산당이 부정부패한 고위 간부 또는 유명인사가 해외로 도피했을 때 쫒아가서 검거해오는 일종의 검거작전을 지칭하는 말이다.

양조위와 똰이홍이 주연을 하고, 나름 프랑스 현지 로케이션도 진행한 대작이었다. 특히, 이 작품은 수년 전에 기획단계에서 한국 영화 <베를린>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어서 베를린을 촬영했던 스탭이 일부 참여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도 제작 부분에 일부 참여하게 되어서 알게된 작품이다.
스토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중국의 경찰, 공안인 똰이홍이 해외로 자금을 빼돌리고 호화로운 도피생활을 하고 있는 양조위를 잡으러 간다는 단순한 영화이다.
오늘 하고 싶은 얘기는 이 영화는 제작 과정이 매우 길었다는 점이다. 기획은 이미 수년 전 (대략 2015년도 전후로 생각된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도 해외 로케이션을 통한 대작을 촬영하고자 거대 제작비를 투자하고, 꽤 큰 기획으로 출발했다. 그리고 감독도 처음엔 '무간도' 를 성공시킨 홍콩 감독으로 선정했었다. 하지만, 대본이나 스토리가 생각보다 완성되지 않았고, 어떤 이유에선지 감독이 계속 하차를 하면서 촬영이 차일피일 미뤄지게 되었다.
그러다가 최종적으로 지금의 감독 장리쟈(张力嘉) 라는 비교적 신예 감독이 메가폰을 잡게 되었다. 작품의 스케일이나 제작자(제작은 상해영화그룹에서 했는데 중국에 2개 있는 국영 영화그룹인 중국영화그룹과 양대산맥인 공기업이다)에 비해선 비교적 덜 유명한 감독이다. 감독 개인의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이겠지만.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2019년도에 거액의 제작비가 투입되고, 스토리도 어느 정도 확정이 되고, 무엇보다 중국 공안당국이 제작에 참여(?) 하는 등 나름 이 영화에 정부가 개입을 하면서 빠르게 진행이 되고, 작품도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었다. 그래서 처음엔 2020년도 1월에 개봉을 한다고 했었는데, 이런? 천재지변이 발생했다. 2019년도 12월 우한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시작되어 중국의 영화 대목인 춘절 연휴 기간에 이동이 제한되고, 물론 극장도 다 폐쇄됐었다. 게다가 후반작업을 한국에서 진행했는데 제작사 쪽의 문제로 마무리도 잘 되지 않았다. 결국, 처음엔 후반작업이 미비해 개봉을 연기한다는 발표를 한다.
하지만, 1차 연기 이후, 5월이나 6월까지도 후반 작업이 잘 마무리 되지 않다가, 결국 2020년 7월경 중국에 코로나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되고, 나름 정부에서 코로나 종식(?) 이라는 발표도 하면서 다시 개봉을 하게 될 줄 알았는데, 그 역시도 무산되었다. 내부적인 이슈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코로나 종식과는 별개로 극장이 아직 활성화되지 못하고, 내용에서도 이런저런 이슈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올 해 초 2021년도 1월에 드디어 개봉을 하겠다고 선언도 하고, 나름 예고편도 발표하고, 양조위와 똰이홍이 잡지에도 인터뷰도 하면서 홍보를 좀 하는 듯 하였으나, 결국 이번엔 이유도 말하지 않고 상황이 나아지면 개봉하겠다는 당황스러운 말을 남기고 개봉을 무기한 연기했다.

여우사냥의 예고편 영상

개인적으로 우여곡절이 많은 작품이기도 하고, 일부 참여도 한 작품이라 이슈가 어찌되었던 한 번은 보고 싶은 영화였는데 언제 보게 될지 기약이 없게 되었다.

이런 작품이 비단 여우사냥 뿐만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지인이 참여한 중국의 드라마로 한중합작 드라마로는 스케일이 꽤 컸던 작품인 비취연인(翡翠恋人) 이 생각났다.
이 작품에는 제작에 참여한건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지인이 무려 2명이나 참여했던 드라마이다. 정작 모두가 중국인이지만...


이 작품은 무려 이종석과 요즘 중국에서 해외 출산/탈세 등으로 유명세를 나타내고 있는 정솽이라는 배우가 주연을 하고 개인적으로 알게된 까오런(뒤쪽 오른쪽)에 있는 배우도 출연을 한 나름 대작 드라마였다.
배우들도 유명한 배우고, 나름 꽤 스케일이 큰 드라마였는데, 작품을 발표하기 바로 직전 그 유명한 싸드 사태가 발발했다. 그 이후 중국 광전총국에서는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즉시 한국 연예인의 중국 활동을 다 금지했고(아직도 공식적으로는 자기들은 그런적이 없다고 하지만, 이 제재는 자신들이 발송한 문서로도 남아있다) 그 최대의 수혜로 이 드라마가 즉시 무기한 상영 연기라는 조치가 취해졌다.
사실, 그 당시만 해도 얼마 안갈거다, 국제 정세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 1년이면 될 거다 등 여러 의견들이 있었고, 그래도 조만간 해결되고 다시 재개될 기대감이 있었는데, 그게 벌써 어언 5년 전 일이 되어 버렸다(2016년도 하반기였으니)
아무튼, 이제는 정말 이종석의 출연도 그렇고, 무엇보다 정솽이 큰 사고를 치는 바람에 이 드라마도 영영 볼 수 없게 되어 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움에 나마 여기에 올려서 잠시 감상해본다.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작품들은 겨우 이 정도이지만, 아무도 모르게 정치적/국제적/사회적 이슈로 빛을 보지 못하는 수많은 작품들이 더 있을것 같아, 콘텐츠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매우 아쉬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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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아시는 분은 아시다시피, 해외 사이트 특히 글로벌 포털, 동영상 플랫폼 등 많은 해외 사이트가 차단되어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 같은 SNS는 물론 유튜브 같은 동영상 사이트,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검색엔진도 차단되어 있는 폐쇄적인 곳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든 중국인들이 이런 해외 사이트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봐도 꽤 많은 중국인들이 계정을 사용하고 있고, 원하는 사람들은 카카오톡이나 라인, 페북 채팅 같은 글로벌 메신저 프로그램들도 자주 사용한다. (물론 이걸 사용하려면 VPN을 쓸 줄 알아야 한다.)

 

중국도 얼마전부터 모바일 5G 서비스를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진짜 5G가 되려면 아직 멀었을 거다) 4G 보다는 그래도 조금이라도 빠른 속도를 기대해본다. 속도가 빨라지면 단순히 빠른 속도에만 만족하는 게 아니다.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들, 특히 아이치이(IQIYI), 유쿠(YOUKU) 등은 2010년 언저리에 아이폰을 필두로 스마트폰이 도입되면서 확대되기 시작하여 LTE가 상용화되자 꽃을 피웠다. 그 혜택을 제일 많이 받은 플랫폼이 아마 틱톡(중국명 : 抖音 Douyin) 일 것이다. 틱톡이 1분 컷으로 동영상을 자른 것은 물론 사람들이 지루해하는 요인도 있겠지만, 모바일 속도가 매우 중요한 이슈다(로딩하는데 적정하면서도 내용을 담을 수 있는 속도).

 

또 하나는 무제한 요금제의 등장이다. 과거에는 Wi-Fi 가 있는 곳에서 데이터를 다운받거나 동영상을 접속해야 했기 때문에 사용자나 실시간 동시접속 등이 상대적으로 저조했지만 요즘은 우리나라도 데이터 무제한이고 중국도 무제한 데이터를 서비스하기 시작해서 스마트폰이 받쳐주는 한 어디서나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시대로 변화되었다. (과거에는 드라마나 영화 같은 동영상을 Wi-Fi 가 있는 곳에서 다운받아 놓고 오프라인 상태에서 동영상을 봤다. 그래야 데이터 과금이 되지 않으므로)

 

아무튼, 최근 중국에 오래 거주했던 지인을 만났었는데 중국에선 유튜브나 인스타를 잘 보기가 어렵다고 말한 것을 들었다. 중국인들도 잘 사용하지 않는다며. 물론 우리나라처럼 유튜브나 인스타, 페이스북이 전국민의 SNS는 아니겠지만, 내가 아는 지인들도 그렇고 아직도 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 (구글이나 페북에게는 중국은 미개척지다. 골드 러시를 하러 갈 준비가 언제든 되어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난 호기심이 생겼다. 개인들은 그렇다고 치지만, 중국 기업들도 유튜브나 페이스북을 하지 않을까? 그래서 유튜브에서 중국 기업들을 찾기 시작했다. 내 블로그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글인 중국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관련 내용도 업데이트할 겸 유튜브에서 업체별로 하나하나 찾아보기로 했다. 요즘 중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인 아이치이(IQIYI, 爱奇艺), 유쿠(YOUKU, 优酷), 텐센트TV (Tencent WeTV,腾讯视频)

그럼 텐센트TV 부터 보도록 하겠다.

텐센트TV 의 유튜브 공식 계정

 

텐센트 TV 는 중국 울트라 최강 플랫폼인 위챗(Wechat 微信) 메신저와 QQ.com 사이트를 기반으로 수억 명의 회원을 갖고 있는 포털사이트와 SNS 기반의 동영상 플랫폼이다. 위챗 유저가 약 7억 명인데 반해 텐센트TV 수는 좀 떨어지기는 하지만, 월간액티브유저수가 최근 자료에서는 아이치이와 유쿠를 제치고 중국 1위를 기록했다. 

중국 미디어 플랫폼 월간액티브유저수 통계(2020년 6월 기준)

 어마어마하다. 역시. 텐센트TV 의 월간액티브유저가 무려 3.85억 명으로 중국 1위, 유쿠는 3.81억 명, 아이치이가 3.44억 명으로 3위다.

중국 플랫폼 유료회원수

유료회원은 텐센트가 2019년 6월 기준으로 약 9690만명, 2020년도를 지나면서 1억명을 초과한 것으로 나오고 아이치이 역시 1억명을 초과한 유료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어마어마하다. 

우리나라에서 넷플릭스가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국내 넷플릭스의 가입자수가 불과 336만 명 수준이고 전 세계적으로 봐도 올해(2021년) 초에 2억 명을 넘은 수준이다. 

살짝 국내 미디어 제작 업계에 발을 담그고 있는 내 입장에서도 중국이 사드와 코로나로 왕래가 거의 없어지긴 했지만 우리에겐 정말 어마어마한 시장이기는 한 것이다.

 아무튼, 유튜브에는 텐센트TV의 구독자수가 약 477만 명으로 중국 내 플랫폼에 비해서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꽤 많은 구독자수를 나타내고 있다. 

 

대부분의 중국 플랫폼들이 마찬가지지만, 텐센트TV 역시 자체 제작하는 컨텐츠들이 늘어남에 따라 자체 제작 컨텐츠들을 위주로 업로드를 하고 있고, 중국에서는 유료로 볼 수 있는 컨텐츠들을 아마 중국 밖 해외 유튜브 유저들에게는 무료로 보여주는 것 같다. (광고수익이 꽤 있을 테니)

2021년도 2월 현재 업로드되어 있는 동영상이 무려 25,660개... 정말 컨텐츠는 어마어마하게 많다.

텐센트 TV 메인 페이지에 들어가서 채널을 보면 다양한 언어로도 서비스하고 있는데 그중 한국 관련 서비스가 있어서 들어가 보았다. 싸드와 한한령, 최근 코로나까지 한중 관계로 인한 엔터 업계의 교류가 많지 않은 상황이지만, 중국 기업들도 나름 한국 고객들을 소중히 여기고 있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다. 

텐센트TV가 운영중인 유튜브 채널 목록

채널 목록에 보면 하단에 WeTV Korea 라고 해서 한국어 버전의 서비스도 하고 있다. 들어가 보니 한국어 서비스를 하고 있고 동영상에도 한국어 자막을 상세히 달아놓아서 보는데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TV에서 보기 힘든 중국 오리지널 컨텐츠 들도 있으니 찾아보시면 재미있을 듯하다.

 

그럼 두 번째로 유쿠를 보자. 

유쿠 채널 소개

유쿠 역시 구독자가 무려 164만 명이다. 중국에서 유튜브가 접속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숫자라고 생각된다. 물론 해외에 중국어 컨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감안해도 많은 숫자이다. 동영상은 무려 21,864개. 대부분 드라마, 예능, 영화 등 이겠지만, 중국의 컨텐츠 제한을 생각하면 꽤 많은 숫자라고 생각된다. 

유쿠도 대부분 예능이나 드라마 등의 컨텐츠를 업로드 해 놓았다. 아쉽게도 텐센트TV 처럼 한국어 자막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막을 켜면 영어로 볼 수 있는 컨텐츠들이 드문드문 보인다. 

유쿠는 총 5개의 채널을 운영하는데 유쿠 메인 채널을 비롯해 유쿠 영화, 유쿠 카툰, 유쿠 다큐멘터리, 유쿠 키즈 등이다. 

영화라고 해봐야 중국 오리지널 영화가 많지 않지만, 최신작들의 예고편도 간간히 올려준다. 

정보 칸을 클릭해보니 중국 유쿠는 가입을 2015년도에 했다. 벌써 6년 차인 유튜버였던 것이다. 꽤 많은 조회수도 그렇고, 꾸준히 업로드를 한 것 같다. (참고로 텐센트TV는 2016년도 2월에 계정을 오픈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에서 태양의 후예 등을 투자하고 유일하게 한국에도 법인을 설립해 최근 한국 드라마 들에 투자도 하고 있는 아이치이를 보도록 하자. 

글로벌에 치중하는 비중이 높은 아이치이는 유튜브에서도 많은 구독자수인 254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동영상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4452개에 불과하다.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다...)

아이치이 역시 대부분 드라마나 예능을 중심으로 컨텐츠를 업로드하는 양상이다. 2015년도부터 아이치이 국제판이라고 명칭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이치이가 운영하는 채널은 대부분 동남아시아나 아랍 쪽에 치중되어 있다. 아이치이가 판권구매를 할 때 동남아까지 포함해서 구매한다고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나라별로 나누어놓았다. 짤막하게 TW 대만도 보인다. 

아이치이는 국내에서 유독 한국 컨텐츠에 투자를 많이 하고 한국을 사랑하는 중국 플랫폼으로 유명하다. 과감하게 돈도 쓰고, 또 쓴 만큼 투자회수도 했었던 아이치이다. 한국드라마로 중국에서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유일하게 한국드라마 섹션을 별도로 구분해 최근 구매하는 한국드라마에 대해서 클립 형태로 업로드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망고TV, 피리피리(bilibili) 등 많은 플랫폼의 유튜브 채널을 찾아볼 수 있는데 그동안 중국 컨텐츠를 제한적으로 보셨던 분들이나 산발적으로 보셨던 분들은 시간 되실 때 한 번씩 보시면 재미있을 듯 하다. 특히, 중국 정부에서 글로벌 플랫폼에 대한 제재가 매우 강하지만 역시 비지니스 하는 플랫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유튜브는 물론 깨알같이 트위터, 인스타, 페북 페이지도 운영하고 있는 걸로 보아 해외 진출의 염원이 매우 간절해 보이기도 한다. 

중국 컨텐츠와 관련해 질문 있으시면 언제든 댓글 환영합니다. <MR. D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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