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부지리의 끝판왕 - 틱톡의 탈출러시 최대 수혜자 - 샤오홍슈(Rednote)

Monsieur.B 2025. 1. 1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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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하도 신기한 일도 많이 일어나고 사상 처음(!) 이라는 말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시대를 살다보니,

왠만큼 신기하면 그리 놀라지도 않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틱톡은 무엇인가?

틱톡(TikTok)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별로 없을거다. 그러나 그 기원(?) 에 대해서 거슬러 올라가면 정말 재미있는 스토리가 아닐 수 없다. 

대략 2016년도 쯤 되었을거다. 중국에서 4G 와 스마트폰이 널리 보편화되기 시작하고, 무엇보다 중국에서도 데이터무제한의 시대가 시작했다. 

중국에서 동영상을 데이터로 본다는 일은 그들에겐 신기원에 가까웠고, 그 틈을 타 한국의 영상 컨텐츠도 매우 널리 보편화되었다. 수많은 짤들이 생성되고, 그 수혜의 끝에는 아이치이(Iqiyi) 와 텐센트TV 같은 중국의 OTT 였을거다. 그리고 그 대미의 장식은 송송커플이 주연이었던 '태양의 후예' 였다.

한국 컨텐츠가 2015년도말부터 중국에서 금지가 되고, 그와 더불어 새로운 컨텐츠의 수요가 생기기 시작했다(이건 내 추측이다). 중국 컨텐츠가 많이 있었지만, 그 동안 한국 컨텐츠의 영향이 워낙 컸고, 갑자기 새로운 재밌는 컨텐츠를 만들기도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에서는 긴 컨텐츠의 수요보다는 데이터를 짧게 쓰고, 짧은 영상을 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동영상 플랫폼들이 많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시기에 태어난 플랫폼이 바로 그 유명한 도우인(抖音, Bytedance), 콰이쇼우(快手), 비리비리(哔哩哔哩)같은 플랫폼이다. 도우인은 2012년도에 출시되어 사실 몇 년간 주목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 전에 중국은 유쿠(Youku) 투또우망(Tudou)같은 동영상 플랫폼이 주류 플랫폼이었고, 숏폼 플랫폼은 사실 비주류거나 10대 들이나 보는 플랫폼이었다. 게다가 중국에서는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이 일찌감치 중국에서 퇴출되었고, 새로운 컨텐츠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을 시기였다.

그 때만 해도 넷플릭스도 국내에 잘 없었을 때였으니, 우린 쏟아져나오는 OTT 와 유튜브 같은 나름 널리 대중화된 플랫폼을 사용해 보고 있었다. 그런데 중국은 워낙 해외 사이트에 대한 제제가 심했고, 특히 동영상이나 컨텐츠에 대한 규제가 큰 나라이기 때문에 자체 플랫폼에서도 검열의 이슈는 매우 큰 이슈였다. 이런 나름의 빈틈을 노릴 수 있는 플랫폼이 아닌가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당시에는 1분이라는 짧은 영상에 담을 수 있는 내용이라고는 주로 사고에 대한 이슈나, 웃긴 짤들이 대부분이었다. 우린 그 '짤' 들에 대한 수요가 그리 크지 않았던 시대였다.

늘 그렇듯 서론이 너무 긴것 같으니 이 정도에서 정리하도록 하겠다. 아무튼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 도우인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한다. 그 이름이 바로 틱톡(TikTok)이었다. 

틱톡의 탄생

2016년부터 틱톡은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 때 매우 재밌는 것은 철저히 글로벌 플랫폼으로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중국의 도우인과 컨텐츠가 섞이면 도우인도 중국 내에서 컨텐츠 검열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아예 계정과 서비스 자체가 달랐다. 그래서 나도 처음엔 중국의 도우인이 해외에서 서비스하는줄 알고 같은 컨텐츠를 볼 수 있는지 알았지만, 알고 보니 전혀 다른 계정과 서버를 사용해 사실상 다른 플랫폼으로 봐야 한다.

아시다시피 틱톡은 2025년 현재 가장 많은 MAU 를 보여주는 곳이 미국이다. 무려 1.5억명이 틱톡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 인구가 3억명이 조금 넘는걸 생각하면 50% 이상이 사용하는 엄청난 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2위가 거의 1억명 가까이 사용하는 인도네시아였고  3위가 브라질인데 8천만명 이상의 월간 사용자수를 나타낸다. 2018년도만 해도 글로벌로 5천만명 정도 수준이었는데 몇 년만에 10억명이 넘는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줬다.

글로벌은 물론 미국에서도 당연 이슈였다. 그 동안 미국은 글로벌 최고의 소프트 파워를 보여주는 나라였고, 구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보유국가 아닌가. 그런 나라에서 해외 플랫폼, 그것도 중국이 본사인 플랫폼에서 미국 본토를 침략당한 일은 매우 큰 충격이었던 듯 하다. 

미국은 수많은 미국인의 데이터가 무분별하게 중국에 노출된다는 이유로 틱톡을 금지시킬 이유를 찾기 시작한다. 다행인지(?)아직 비상장 기업이라 주가로 제제하지도 못하고, 나도 이번에 알았는데 투자자의 60%가 미국의 주요 헤지펀드였다. 그 만큼 미국의 영향력이 깊숙히 들어간 플랫폼이 되었다. 미국은 2023년도에 글로벌 틱톡의 대표인 쇼우 츄 대표를 국회로 불러 청문회도 진행했다. 당연히 츄 대표는 틱톡은 글로벌 플랫폼으로 미국인들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주절주절 방어를 했다. 

트럼프 2기 시대의 새로운 도전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 출범과 더불어 틱톡의 퇴출이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니었다. 미국 의회는 오래 전부터 틱톡 퇴출에 대한 얘기를 했고, 2024년도 4월 23일에 미의회의 승인을 받았다. 제 3국에 틱톡을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에서 틱톡 서비스를 퇴출시키겠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놀란것은 트럼프는 틱톡을 구제할 방법도 생각해 봤다는 뉴스가 있을 정도로 철저히 비지니스 맨인데, 누구 아이디어였는지 아무튼, 중국의 영향력을 더이상 묵인할 수는 없는 모양이었다. 

트럼프가 당선되고 나서 틱톡에 대한 의견이 더욱 더 분분히 일어났다. 트럼프는 당선되자마자 중국에 대한 강한 관세 정책 등 중국인이 미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다양한 정책들을 내놓았다.

당시 의회를 통과할 때 틱톡을 매각할 수 있게 9개월의 유예기간을 주었는데 그 유예기간이 거의 끝난 것이다. 이제 미국에서 틱톡이 금지되는 것은 정말 시간문제였다.

21세기 버전 청교도(?)의 신대륙 탈출 러시를 보듯 틱톡의 유저들이 뜬금없이 중국의 샤오홍슈(小红书,Rednote) 로 대거 이주하기 시작했다. 

중국 플랫폼이고, 해외에선 대부분 중국 대상의 마케팅이나 거의 중국판 인스타 정도의 서비스를 보여주었던 플랫폼이었고, 무엇보다 동영상으로는 매우 부족한 부분이 역력했던 플랫폼이었다. 

그런 샤오홍슈에 이런 어부지리 효과가 나타날 줄은 정말 몰랐다. 샤오홍슈도 2013년도에 미국의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대항하는 플랫폼으로 중국 자국민을 위해 만들어진 플랫폼이었다. 당시 창업의 주요 테마가 SNS 플랫폼이었고 이도 그 중 하나였다. 그나마 중국에서는 꽤 오랫동안 살아남았고, 중국의 대표적인 SNS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불과 2,3주만에 미국인들이 샤오홍슈에 3백만명 이상이 가입을 했다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고, 미국인들의 샤오홍슈로의 러시가 정말 되기 시작했다. 갑자기 샤오홍슈는 미국인들이 올린 사진들로 도배가 되었고 해시태그는 #tiktokban 이었다.

아직도 사실 잘 이해는 되지 않는다. 왜 미국인들은 인스타나 유튜브로 이동하지 않고, 중국의 다른 플랫폼인 샤오홍슈로 이동을 했을까? 최근 나온 기사들에는 미국 행정부에 대한 반발심이라고 하긴 하는데, 아무리 그래도 잘 이해가 되진 않는다.

아무튼, 어부지리로 갑자기 글로벌 플랫폼이 된 샤오홍슈는 조만간 미국에도 상장하지 않을까? 아니면 홍콩이나 제 3국에 상장해 그 혜택을 보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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