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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 네이티브 아메리칸 - 아메리칸 인디안들의 삶 그리고 그들의 터전


Itinerary : 샌프란시스코 - 실리콘밸리 - 로스앤젤레스 - 라스베가스 - 그랜드캐년 - 휴런(SD) - 커니 (NE)



누가 그랬을까, 여행의 즐거움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고. 정확한 말이었다. 처음 미국에 갔을 때는 낯선 땅에 대한 두려움으로 철저히 지인들을 찾아 다니기로 계획했었다. 그러다가 현지에 가서 이사람 저사람을 만나게 되고 친해지게 되었다. 그 중 한 친구(자기도 외국인이면서) 왜 미국에 왔냐는 질문으로 이 여정이 시작되었다. 난 미국에 놀러온 것이 아니라 미국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모습들이 앞으로의 내 인생에 영향을 줄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미국에 견학을 왔다고 했다. 그러자 그 친구는 자기와 함께 미국인 집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것은 어떠냐는 제안을 했다. 난 흔쾌히 갈 수 있다고 하고, 얼떨결에 쫓아가게 되었다.


나를 안내한 친구는 케냐인인데, 본인이 도움을 받은 미국인들의 집에 초대받아 5년만에 방문한다고 했다. 그래서 정말 생각지도 못한 미국의 중부지역 사우스다코다주와 네브라스카주를 방문하게 되었다.


사우스다코다로 가는 길은 정말 쉽지 않았다. LA 공항에서 덴버로 비행기를 타고 가서 다시 트랜스퍼를 하고 3시간 정도를 더 가야했다. 하루가 꼬박 걸리는 일정이었다. 게다가 덴버에서 확인차 전화를 했는데 그 친구의 전화가 계속 꺼져있었다. 난 혹시나 '뭐지... 거짓말했던건가...'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어쨋든 비행기표는 이미 사 놓은 것이었고, 여정도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못 만나더라도 안되면 현지 여행안내소의 도움이라도 받고자 일단은 비행기를 탔다. 


다행히 그 친구는 핸드폰을 못 봤던 것이었고, 시간에 맞춰서 비행기를 기다려주었다. 딜레이되어서 2시간이나 연착되었는데 다행히 때 맞춰 기다리고 있었다. 


사우스다코다주의 주도는 수폴스Sioux Falls 라는 지역이다. 왜 지명이 Sioux Falls 라고 되어 있냐고 했더니 Sioux 라는 말은 인디언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했다. 사전을 보니 Sioux 라는 인디언 부족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미국 중부지역에는 내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또 다른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를 맞아준 분들은 인디언들은 아니었고, 정말 완전한 백인 미국인분들이었다. 신기한 것은 그 동네 전체에서 유색인종 자체를 보는게 정말 어려웠다. 동양인은 물론이고, 흑인도 거의 없고, 그나마 유색인종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네이티브 어메리칸(인디언)들 뿐이었다. 




우리가 어릴 때 영어를 배우면서 배웠던 원어민이라는 단어는 Native Speaker 라고 부른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미국의 네이티브스피커는 백인이나 흑인일 거라고 생각하게 된다. 미국에서는 네이티브스피커는 미국인을 가리키는 말이니 백인이든 흑인이든 아시아계든 상관없는 표현이다. 다만 네이티브 어메리칸 즉, 미국의 원주민이라는 표현을 쓰면 그건 미국인이라는 말이 아니라 미국에 사는 인디언을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고 한다. (난 정말 여기와서 처음 알았다)


한동안 잊어버리고 있었다. 미국은 인디언이 먼저 살고 있었고, 유럽인들의 침략으로 인디언들은 거의 다 죽고, 남은 인디언들도 격리되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당시에 한 잡지에서 현재 인디언들의 삶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를 특집기사로 내놓은 걸 본적이 있다. 


지금은 80% 남짓의 백인들과 흑인, 아시아계, 히스패닉들로 이루어진 이 나라에 인디언들은 얼마나 오래 살고 있었는지 아무도 알고 있지 않다. 다만 먼 옛날 그들은 어떤 경로를 통해 이 땅에 발을 딛게 되있고, 멕시코, 페루 등으로 뻗어 나갔으며 꽤 오랜 시간을 이 곳에 있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서양인들의 대량 학살로 대다수의 인디언들이 목숨을 잃었지만, 지금까지도 그들의 용맹함은 꽤 많은 모습으로 남아있고, 군대에서 쓰는 아파치 헬기라든지 인디언들의 이름을 곳곳에 쓰는 모습들이 많이 남아 있다.

















위 사진들은 네이티브 어메리칸들의 기록과 유물들을 전시해 놓은 미술관,

맨 아래 꿩은 휴론이 세계 최대의 꿩 사냥지라는 것을 나타내는 상징물이다.


이렇게해서 생각지도 않게 미국의 중부까지 가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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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편 드넓은 대륙 - 아메리카

   
- 넓은 사막지대의 활용, 그리고 라스베가스.


Itinerary : 샌프란시스코 - 실리콘밸리 - 로스앤젤레스 - 라스베가스 - 그랜드캐년



라스베가스로 가는 길에...


순전히 현지 지인의 권유에서 시작했다. 원래 나의 계획은 철저히 지인들이 있는 곳을 기점으로 움직일 생각이었다. 그래야 현지에서 보다 더 정확한 내용들을 들을 수 있고, 아무래도 관광 목적보다는 탐방을 목적으로 하는 나에게 순전히 오락도시인 라스베가스를 가는건 어떤 면에서는 사치라고 느껴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엘에이까지 갔는데 그랜드캐년을 보고 오지 않는 것은 온 것도 아니라는 현지 지인의 설득도 일리가 있고, 그랜드캐년을 가려면 라스베가스를 묶어서 갈 수 있는 패키지가 있어서 더욱 더 매력적인 제안이었다. 그렇게 한국에서 단체로 오신 한인들과 함께 현지 패키지 여행을 시작했다.


엘에이에서 라스베가스까지는 차로 약 8시간 거리에 있었다. 오전 9시부터 차로 픽업을 해서 여행사앞 집결지에 모인다음, 중간중간 경유지를 거쳐 사람들을 픽업해서 이동했다(한인들이 많다는 것은 이런 장점도 있다는 것이다)




일정은 로스엔젤레스를 출발해 바스토우를 지나 라스베가스까지 가서 1박을 하고, 다음날 새벽 그랜드캐년으로 출발해 그랜드캐년을 보고 난 후 콜로라도강 줄기에 있는 로플린이라는 지역에서 1박, 다음날 캘리코 관광지를 둘러보고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일정이 사실 매우 빡빡한 편이다. 어차피 많이 둘러보려고 온 것이니 여기저기 다녀보자 라는 심정으로 차에 탔었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차를 그렇게 오래 탔던 것 같다. 사실 어느 패키지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내려서 1시간 둘러보고 다시 차로 4~5시간 이동 후 또 내려서 2시간 둘러보고 다시 차로 이동하는 이런 일정은 난생 처음이었다.


처음으로 미국 대륙이 그렇게 넓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중국에 있을 때도 대륙이 넓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동을 할 때 차로 이동하기 보다는 대부분 기차로 이동했기 때문에, 움직임이 비교적 편안해서 여정이 그리 힘들지 않았는데, 차에 하루 종일 앉아있는 건 인내심이 좋은 나로서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아무튼, 하루 종일 차를 달려서 저녁쯤이 되어서야 라스베가스에 도착했다. 우리를 안내한 가이드분은 이 도시가 Sin's City 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고 했다. 사실 겉으로는 매우 화려하지만, 사막 한 가운데 세워진 삭막한 도시이기도 하고, 유일하게 갱들이 좌지우지하는 도시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일들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미국이 자본주의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이유를 여기서 실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티비에서만 보던 라스베가스를 실제로 본 소감은 정말 감개무량했다. 우선 수많은 특급호텔들이 번쩍이는 불빛들을 비추며 서로가 더 비싼 호텔이라고 자랑하고 있었고, 그 지역에 관광온 수많은 관광객들도 카지노와 다양한 쇼에 돈을 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사실 라스베가스가 카지노로 유명한 걸로 알고 있지만, 다양한 볼거리와 쇼가 많은 것으로 더 유명하다고 했다. 유명한 서커스인 태양의 서커스를 비롯해 다양한 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전시회 역시 미국 최고의 가전 전시회인 CES 쇼를 비롯해서 다양한 전시회가 라스베가스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벌써 3년이 다 되가는 일이다보니 또 많이 변했을 것이다. 아무튼, 12월 초중순이었는데 날씨가 꽤 추웠다. 정말 사막한 가운데 저런 도시를 만들었다는건 대단한 일이다.


어마어마한 호텔들이 한 곳에 모여있는 것도 그렇고, 전세계 각지에서 이 곳을 그렇게 찾아다니는 이유도 알 것 같았다. 사람들은 단순히 카지노를 하기 위해서만 이 곳에 오는 것이 아니었다. 라스베가스라는 브랜드를 체험하고 느끼기 위해 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자본주의라는 제도에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데 라스베가스를 보고나서는 사실 자본주의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실현해놓은 것 같은 전시장의 느낌이 들었다. 라스베가스는 다른 전시를 하기 위함이 아닌 자본주의를 전시해 놓은 전시장이라는 말이 딱 맞는 말일 것 같았다.


그렇게 라스베가스를 뒤로 하고 그렇게 보고 싶었던 그랜드캐년으로 향했다.










  


라스베가스에서 새벽같이 일어나 차를 타고 한참을 달려 점심 때가 지나 드디어 그랜드캐년에 도착했다. 그랜드캐년을 처음 보고 정말 스펙타클하다는 느낌이었다.  스펙타클을 우리나라말로 뭐라고 표현해야 될지 모를정도로 어마어마했다. 대협곡이라는 의미의 그랜드캐년을 처음 본 미국인들은 느낌이 어땠을까, 과연 처음 아메리카 대륙을 왔던 인디언들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태어나서 인생에 한 번 쯤은 그랜드캐년에 와봐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한국이 작아서 그런것일 수도 있지만, 그랜드캐년은 결단코 세계 어디에서 볼 수 업는 장관 중의 장관이다. 이런 곳에서는 왜 항상 숙연한 마음이 드는것일까.


미국인들이 처음으로 부러웠다. 우리나라보다 잘 살고, 영어를 잘하고, 맛집이 많은 것들은 부럽지 않았는데, 그렇게 넓은 땅을 갖고 있는건 처음으로 부러웠다. 중국에서는 땅이 넓어도 인구가 많기 때문에, 그리고 쓸모없는 땅이 많아서 그렇게 부럽거나 하지 않았는데, 미국은 정말 그렇게 넓은 땅에 그렇게 좋은 토질을 갖고 있는 땅을 쓰지 않고 내버려두는 곳이 너무 많았다. 아마 우리나라였으면 지역개발 500년 계획이라도 짰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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